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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메트로 창간 20주년] 한류 열풍 일으킨 K-콘텐츠 탄생 배경은?

28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5회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박찬욱 감독(우)과 배우 박해일이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박찬욱 감독은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뉴시스·신화통신

지구촌에 신한류 붐이 일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세계 유수 시상식에서 K(한국)-콘텐츠가 상을 받았다는 소식이 연일 들려온다. 지난 28일(현지 시각)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이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송강호 배우가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칸 영화제에서 2개 부문 상을 나란히 받은 것은 한국 영화 사상 최초다.

 

박 감독이 칸에서 공개한 '헤어질 결심'은 형사 해준(박해일)이 산 정상에서 추락사한 남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수사하다 벌어진 이야기를 다룬 로맨틱 스릴러다. 칸 영화제 시상식 전 영국의 영화 전문매체 '스크린 데일리'가 LA타임즈를 포함 세계 10개 주요 매체의 평가 점수를 종합한 결과 '헤어질 결심'이 평점 3.2점(4점 만점)을 기록, 경쟁작 중 1위를 차지하면서 일찌감치 수상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영화 '브로커'에 출연한 배우 송강호가 28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5회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신화통신

비단 영화 뿐만 아니라 음악, TV 드라마 시리즈에서도 K-콘텐츠의 돌풍이 거세다.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이달 15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빌보드 뮤직 어워즈'(BBMAs)에서 '톱 송 세일즈 아티스트', '톱 셀링 송', '톱 듀오·그룹' 총 3개 부문에서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BTS는 2017년 '톱 소셜 아티스트' 수상을 시작으로 6년 연속 상을 받으며, BBMAs에서만 12개에 달하는 트로피를 가져갔다. 이 과정에서 BTS는 빌보드 뮤직 어워드 역사상 그룹으로 최다 수상 기록을 세운 아티스트팀이 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황동혁 감독이 연출한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에서 1억4000만명 이상이 시청하며 넷플릭스 사상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다. 작년 9월 넷플릭스를 통해 처음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골든 글로브, 미국 배우조합상, 크리틱스초이스 등에서 수상 행진을 이어갔다. 메트로신문은 창간 20주년을 맞아 세계에 K-신드롬을 일으킨 한국 콘텐츠의 탄생 배경을 짚어봤다.

 

◆스토리텔링 강국

 

K-콘텐츠의 흥행 비결 중 하나는 스토리텔링에 강하다는 점이다. 정길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원장은 '오징어 게임과 콘텐츠 혁명'이라는 제목의 책에서 "'데스 게임'(미션이 주어지고 이를 통과하지 못한 참가자가 하나씩 탈락하는 서바이벌 형식의 리얼리티 포맷)과 같은 형식에 기초한 오징어 게임은 '마야 법칙'을 성공적으로 구현한 사례"라고 이야기한다.

 

마야(MAYA) 법칙은 'Most Advanced Yet Acceptable'의 앞글자를 따 만든 말로, '가장 진보적이되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 즉 '친숙한 놀라움'을 의미한다.

 

오징어 게임에서 사람들에게 익숙한 요소는 데스 게임이라는 서바이벌 포맷이다. 그렇다면,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은 이 TV 드라마 시리즈만의 새로운 매력 요소는 뭘까.

 

정 원장은 "오징어 게임은 2화에서 '참가자의 과반수가 동의할 경우 게임을 중단할 수 있다'는 규칙에 의거해 1라운드의 생존자들이 투표를 하고 결과에 따라 게임장을 나온다. 기존 데스 게임의 클리셰를 통렬하게 깨는 요소"라며 "이후 게임 참가자들은 자발적으로 '재입소'를 한다. 지금까지 이런 방식의 데스 게임은 없었다"고 분석한다.

 

이어 "딱지치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뽑기(달고나), 줄다리기, 구슬치기 등은 해외 시청자들에게 이국적인 호기심을 유발하는 장치"라며 "게임 규칙의 단순성은 그들에게 빠른 이해와 몰입을 제공한다"고 밝힌다.

 

스토리텔링의 강국답게 영화나 드라마 같은 2차적 저작물로 재탄생시킬 웹툰과 웹소설 콘텐츠도 풍부하다. '스위트홈', '지금 우리 학교는', '유미의 세포들', '술꾼도시여자들', '사내 맞선', '옷소매 붉은 끝동' 등 대박을 터뜨린 TV드라마 시리즈는 모두 웹툰 혹은 웹소설 원작을 기반으로 제작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작년 발표한 '2021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에 의하면 국내 웹툰 산업 규모는 2017년 3799억원에서 2020년 1조538억원으로, 지난 3년간 약 2.77배 성장한 것으로 추정됐다.

 

콘진원이 국내 웹툰 사업체 67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7월 22일부터 11월 28일까지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 업체의 2020년 매출액 평균은 115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2차 저작권 매출이 있다고 답한 업체를 상대로 2020년 기준 2차 저작권 매출의 세부 분야별 비중을 조사한 결과 드라마가 39.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게임(12.5%), 애니(11.6%), 영화(6%), 공연(5.2%)이 뒤를 이었다. 기타 수익(웹툰 무비, 판권 판매, 위탁 제작 등)은 25%였다.

 

콘진원에 따르면 국내 웹소설 시장 규모는 2013년 약 100억원에서 2020년 6000억원으로 7년 새 60배 증가했다. 싱숑 작가의 현대판타지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은 지난해 5월 누적 거래액이 100억원을 넘어섰고, 이달 30일 기준 누적 조회수 1억7840만건을 돌파하며 메가 히트작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K-콘텐츠 흥행 대박 조짐에 몰리는 돈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가 쓴 '한류의 역사'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초기에 국내 이용자수가 주춤하기 시작하자, 자체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공격적으로 제작하며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17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를 시작으로, 2020년에는 '인간수업', '보건교사 안은영', 2021년에는 '오징어 게임', '마이네임', '지옥', '고요의 바다' 등을 선보였다.

 

넷플릭스는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 콘텐츠 제작에 7700억원을 들였고, 작년에는 5500억원을 투자했다. 투자한 만큼의 성과도 거뒀다. 지난해 9월 첫선을 보인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 94개국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했고, 공개 후 4주간 1억4200만가구가 시청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넷플릭스 한국법인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6317억원, 영업이익은 171억원에 이른다. K-콘텐츠 투자가 매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과 경제적 효과'에서 "넷플릭스는 텔레비전과의 차별화를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라고 불리는 독점 콘텐츠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 콘텐츠가 북미뿐만 아니라 유럽, 그리고 아시아권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K콘텐츠에 대한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올 1월 열린 '2022년 한국 콘텐츠 라인업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 오리지널 작품을 25편 이상 내놓겠다고 밝혔다. 금년 상반기 넷플릭스가 공개한 '지금 우리 학교는'과 '소년 심판'은 비영어권 시리즈 부문에서 전 세계 시청시간 1위를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갔다.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공룡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국내 업체들도 콘텐츠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웨이브는 2025년까지 1조원을, 티빙은 내년까지 4000억원을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성동규 교수는 "K콘텐츠 산업의 전망이 모두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며 "현재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중국의 아이치이 등 글로벌 거대 자본이 국내 콘텐츠 제작과 유통에 많은 금액을 투자하고 있는데, 자본 경쟁에서 뒤떨어지는 국내 OTT 플랫폼 생태계를 고사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콘텐츠 제작 환경을 개선하고 웹툰 같은 '원천 IP(지식재산권)' 육성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백범 김구 선생이 70여 년 전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고 말한 것을 다시금 새겨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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