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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메트로창간 20주년] 한순옥 배포도우미, "20년의 세월, ‘홍대 지킴이’ 됐네요"

메트로신문 배포도우미 한순옥씨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손진영 기자
메트로신문 배포도우미 한순옥씨가 홍대입구역에서 신문을 나눠 주고 있다. /손진영 기자

홍대 지킴이로 통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한순옥(66) 메트로신문 배포도우미다. 한씨는 20년간 꾸준히 홍대에 출석 도장을 찍었다.

 

"어르신들 그러시더라고요. 내가 아주 홍대 지킴이라고, 홍대 지킴이!" 한씨는 함박웃음을 보였다.

 

배포도우미 한씨는 20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홍대입구역에서 메트로신문 배포를 맡고 있다. 그 꾸준함의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높은 직업 만족도였다.

 

"돈을 떠나서 이렇게 아침마다 나와서 이렇게 한다는 게 참 좋더라고요. 처음에는 (메트로 배포도우미 유니폼)옷도 민망하고 아는 사람 마주치면 피하고 그랬어요" 과거를 회상하는 한씨다. 이윽고 "지금은 참 자랑스럽고 이거 입고 딸, 친구들은 물론이고 여러 사람들이랑 같이 포즈하고 찍어요"라고 말하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본인도 모르게 브이를 흔들면서 말이다.

 

한씨의 직업적 열의는 구독자들에 대한 이야기만 들어봐도 느낄 수 있다. 그녀의 고정 근무시간은 통상 7시부터 9시까지이지만 시간을 더 쓸 때가 종종 있다고 한다. 바로 단골 개념의 고정 구독자들 때문이다.

 

"고정 구독자들이 안 오면 9시 안에 못 치우겠어요. 신문 보고 싶다고 아침마다 오는데 다 알면서 무심하게 치워 버리면 매정하잖아요. 내가 조금 늦게 들어가더라도 기다리게 돼요"라며 "서로 챙기다 보면 인사하는 사이가 되고, 아는 얼굴이 되니까요"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이런 상황이다. 출근 시간에는 차가 밀리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그러다보면 같은 장소일지라도 평소보다 늦는 경우가 생긴다. 한씨는 오래된 구독자를 기억해 그 사정을 헤아려 주는 것이다.

 

"차가 밀려서 늦었는데 내가 있어 주니 너무 고맙다고 하는 거예요. 저도 이제 그 사람들이 궁금해요. 매일 오던 사람들이 안 오면 무슨 일이 생겼나 싶거든요"라는 한씨의 말에서 따뜻한 진심이 느껴진다.

 

"사람들도 제가 안 보이면 묻는다고 하더라고요. 어쩔 때는 가족보다 안부를 많이 묻는 사이인 거죠" 구독자들과의 각별함이 돋보인다.

 

그렇다. 20년이나 되니 한씨를 아는 얼굴들이 적지 않다. 오고가며 인사와 격려를 나눌 사람들이 있어 더욱 배포도우미 일에 애정이 간다고 말하는 한씨이다.

 

"추운 날에는 동네 아주머니들이 춥지 않냐고 바지 챙겨 오시는 분도 있고, 여름에는 상추 뜯어다가 과일이랑 같이 갖다 주시기도 해요. 어떤 아가씨는 건물 들어가시면서 따끈따끈한 음료 하나를 쥐어 주고 가더라고요" 한씨와 어울리는 따뜻한 기억이었다.

 

한씨의 뛰어난 친화력은 강아지에게까지 통했다. 만나면 서로 안아 주고, 사진 찍어 주는 관계라는 것.

 

한씨와의 인터뷰에서는 줄곧 한 줄기 햇볕 같은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 홍대 사람들도 같은 온기를 느꼈을 것이다.

 

구독자들이 한씨를 챙기는 마음은 애정 반, 고마움 반이다. "다들 너무 고맙다고 해요. 메트로신문이 여태껏 있어 줘서, 신문을 계속 읽을 수 있게 해 줘서 고맙다고요"라며 오히려 고마운 표정을 했다.

 

"고마운 사람들과 따뜻함을 주고받는 것, 그런 부분들이 저의 보람이죠" 일관성 있는 한씨의 대답이 20년간 홍대를 지킨 그녀를 꼭 닮았다.

 

한씨가 처음 배포도우미 일을 시작한 계기는 딸 때문이다. 딸이 MT에 가게 됐으니 한 번만 일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던 것.

 

"딸 때문에 시작했다가 제가 쭉 하고 있어요. 당시에 딸은 다른 매체로 옮겼는데 이제 메트로만 남은 거죠" 이제는 딸이 아닌 한씨가 메트로신문 가판대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한창 같이 일할 때는 일명 '모녀팀'으로 불렸다는 재미난 이야기도 추가해 주었다.

 

끝으로 그녀는 오랜 시간 일하다 보니 애국심과 같은 애사심이 생겼다고 한다. 주먹을 꼭 모은 그녀는 "버스를 타고 가는데 스크린에 자막으로 메트로TV라고 자막 뉴스가 나오더라고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올림픽에서 애국가 나올 때 소름 돋는 거! 딱 그런 느낌이었어요"라고 설명했다.

 

"메트로와 오래 함께이고 싶어요. 메트로 덕분에 저도 매일 신문을 읽다보니 가족과의 대화거리도 생기고 너무 좋아요"

 

이제 한씨의 생체시계는 아침 기상에 적응해 쉬는 날에도 눈이 번쩍 뜨인다고 한다. 그래서 쉬는 날이면 출근 대신 숲길로 아침 운동을 다닌다고 전했다. 햇살이 부서지는 숲길을 걷는 모습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한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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