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업계에 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트렌드포스는 5월부터 낸드플래시 웨이퍼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에는 공급이 수요를 초월하며 3분기 가격 하락폭이 5~10%에 달한다는 전망도 내놨다.
낸드플래시 가격 역시 키옥시아 공정 오염 등 공급 축소에도 불구하고 상승 기대와는 달리 2분기 보합세를 유지한 상황, 그나마 서버용 수요가 강해서 3분기에는 0~5%의 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를 사용하는 소비재 판매량이 줄어든 영향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봉쇄 정책에 더해,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IT 기기 수요 감소와 인플레이션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트렌드포스는 공급 과잉 우려도 제기했다. 삼성전자가 꾸준히 생산량을 늘리는 가운데, 중국 양쯔메모리(YMTC)까지 생산을 본격적으로 늘리기 시작했다는 것. YMTC는 128단 낸드 양산을 안정화했고, 스마트폰에도 공급을 시작한 상태다.
D램도 가격이 힘을 못내고 있다. 낸드와 같은 이유로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소폭 하락하는 분위기다.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 침체도 우려되면서 하반기 '슈퍼 사이클'이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사그라들고 있다.
파운드리 시장 경쟁은 더 과열됐다. 인텔이 막대한 투자를 빠르게 집행하는 가운데, TSMC는 1.4나노 공정 계획을 새로 발표하며 1위 굳히기에 나섰다. 3나노에서 기술 역전을 벼르는 삼성전자와 '옴스트롱' 시대를 먼저 준비하는 인텔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반도체 생산 가격을 8% 올리기로 하면서 또다시 역대급 투자를 발표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내적인 문제도 있다. 반도체 부족으로 새로운 장비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지는 동시에, 인력난 속에서 노동조합으로부터 공격도 받고 있다. 임금 인상 뿐 아니라 근거 없는 루머까지 양산되면서 내부 분위기를 추스리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럼에도 국내 반도체 업계는 불안정성 속에서도 꾸준히 '초격차'를 만들어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D램과 낸드 개발을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수율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도 양산 효율을 높이면서 솔리다임과 시너지 효과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새로운 도전은 숙제로 남았다. AP 성능 논란과 비메모리 공급난 장기화 등 불안정 속에서 과감한 도전을 통해 새로운 성장 실마리를 찾아야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SK는 실트론과 솔리다임 등 인수와 AI반도체 설계업체인 사피온 설립 등으로 반도체 관련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100조원 이상 실탄을 확보하고도 이재용 부회장 부재 탓에 '대규모 M&A' 골든타임을 놓친 상태다. 이 부회장 사면 요구가 각계에서 이어졌지만, 문재인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한동안 대책 마련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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