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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직급 폐지하고 디지털 노마드 도입하고' IT업계 따라잡기 나선 유통가

롯데온 '커리어 레벨제' 티몬 '리모트&스마트워크'
지난해 이어 올해도 기업문화 쇄신 이어져
성과주의 '결과주의'로 오인하지 않도록 해야

티몬 임직원이 자택에서 장윤석대표가 진행하는 신년 타운홀 미팅을 시청하고 있다. 티몬은 상반기내 전사 리모트&스마트워크 체제를 본격화 한다는 계획이다. /티몬

유통업계, 특히 이커머스 업계가 업무 환경 쇄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기술과 온라인 트렌드를 빠르게 읽어 선제적으로 적용하는 게 중요해지면서 자유롭고 창의적인 근무환경을 통해 직원들의 업무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업계 전반에 업무 환경 개선이 중요한 트렌드로 떠올랐다.

 

롯데온을 운영하는 롯데이커머스 사업군은 이날부터 전 직군에 '커리어 레벨제'를 시행한다. 기존 담당-대리-책임-수석 등 수직적 직급이 사라지고 팀장과 팀원 등 직책만 남은 수평적인 체계로 운영하며 각 개개인에게 타인에 공개되지 않는 성장 지표 등급인 '레벨'을 각각 부여한다. 과거 신입사원이 수석까지 이르는 데 13년이 걸렸지만, 레벨제에서는 7년이면 가능하다.

 

박달주 롯데온 경영지원부문장은 "'커리어 레벨제'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춘 인사제도"라며 "기존 연공서열을 탈피해 수평적인 조직문화와 공정한 평가 및 보상 시스템을 바탕으로 개인과 조직이 동반 성장하는 조직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롯데쇼핑은 예상보다 성과를 못 거두자 안팎에서 거대 조직의 수직적 의사결정 체계가 트랜드에 뒤처지게 만든 결과라는 지적이 있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김상현 전 미국 P&G 부사장을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부회장으로 지목하고 기업문화 쇄신을 주문했다.

 

티몬도 지난 7일 전직원이 참여한 신년 타운홀미팅에서 업무환경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 했다.

 

장윤석 티몬 대표는 "전사 리모트&스마트워크를 상반기 내 시행하여 앞으로는 물리적 공간 제약이 없는 메타버스 오피스로 출근하게 될 것"이라며 "일하는 장소는 중요하지 않다. 공간적인 자유를 얻은 만큼 성과 위주로 일하게 될 것이며, 구태의연한 산업화 시대의 업무 방식을 버리고 변화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활용한 효율성을 추구해달라"고 당부했다.

 

티몬은 창의적이고 주도적으로 고객과 파트너를 위해 결정하고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업문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현재 방역차원에서 시행 중인 재택근무도 새로운 형태로 쇄신할 예정이다. 아울러 대치동 본사 외 지역에 거점 오피스를 구축하고 메타버스 오피스 도입 등 리모트&스마트워크를 최대한 빨리 도입할 방침이다.

 

유통가가 잇따라 발표하는 근무환경 변화는 IT업계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롯데온이 이번해 직급제를 폐지했지만 IT업계에서는 직급 없이 영어이름을 부르거나 모든 사원의 직급을 매니저로 통일한 곳이 많다. 티몬에서 내건 리모트&스마트워크 또한 IT스타트업계에서 한동안 크게 유행해 정착한 '디지털 노마드'와 같은 형태다.

 

실제로 SSG닷컴은 지난해부터 한 달에 한 번 국내외 IT업체 유명인사를 초빙해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마스터 클래스'를 실행하며 IT업계 배우기에 여념이 없다. SSG닷컴은 제1회 마스터클래스 세미나 연사로 박세헌 당근마켓 부사장을 초빙하고 스타트업계의 자유로운 근무환경에서 오는 이점과 고려할 점을 듣기도 했다.

 

IT업계 배우기에 나선 유통가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경직된 업무환경을 바꾸고 기업이 젊어질 수 있는 기회라는 평도 있지만 '성과주의'를 내건 변화에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선망 받는 직장으로 꼽히며 사내 구성원들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았던 카카오는 지난해 3월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한 구성원의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해당 글은 성과주의에 입각해 각 구성원이 서로를 '이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은가'를 평가하고 통보하는 등 인사평가제도에 대한 고통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성과주의를 '결과주의' '실적주의' '서열적 경쟁주의'로 잘못 해석한 데서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성과주의라고 하는 말에 대부분 구성원들은 실적 이상으로 떠올릴 수가 없다"며 "장기적인 투자와 단기적인 손실을 동시에 감수해야 할 프로젝트는 성과주의 안에서 불가능한 이야기일텐데, 그렇다면 성과주의가 조직 발전에 큰 도움이 될지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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