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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시중은행의 역할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 윤수는 아내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믿었던 지인을 찾아간다. 그러나 그는 웃으면서 "요즘 새벽예배를 나가고 있는데 (돈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말한다. 누군가의 간절한 바람, 기도의 힘을 무시할 수 없지만 윤수가 가장 바랐던 것은 기도가 아니라 돈이었을 테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세를 낮추기 위해 보안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하자마자, 시중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기 시작했다. 한달 새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0.4%포인트(p)올랐고, 대출한도는 절반 가까이 줄었다.

 

문제는 이 같이 높인 대출 문턱의 피해가 고스란히 금융 취약계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청년 전세보증대출 공급액은 상반기 기준 2조1462억원으로 일반 전세보증대출 공급액(22조5289억원) 대비 9.5% 수준에 불과했다.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도 감소 추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중금리 대출 취급액은 2018년 4130억원, 2019년 2675억원, 2020년 2379억원으로 줄었다. 코로나19로 부실가능성이 높아진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대출문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은행은 취약계층 대상으로 대출공급을 늘리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 청년전월세 대출 신청건수 중 총 2만7335건을 취급하며 1조3763억원을 공급했다. 청년 전월세 대출금액 중 64% 수준이다. 토스뱅크는 전체 신용대출 공급액 중 25%를 중금리 대출로 공급했다. 대출로 공급할 수 있는 5000억원 중 1250억원 가량이 취약계층의 지원에 쓰였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4분기 가계주택 대출태도지수는 -15로, 전분기(-35)에 이어 대출억제 기조를 이어갈 모양새다. 가계일반 대출태도지수도 -32로 전분기(-29)대비 높았다.

 

'비오는날 우산뺏지 말라'라는 말은 단순히 대출을 늘려달라는 말이 아니다. 대출절벽에 몰려있는 차주를 대상으로 자금을 공급해 함께 부실위험을 감수해달란 의미다. 취약계층 대출 공급에는 고개를 돌리고선, "기도할게요"라는 말만 내뱉는 은행들이 줄어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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