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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기동향

[M-커버스토리] 테이퍼링이 온다

"역사에 정상적인 기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정상이라는 표현은 경제학 교과서의 허구일 뿐이다."

 

경제학자 조운 로빈슨(Joan Robinson)의 말이다. 노동시장 여건, 경제성장,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및 기대인플레이션 간의 상호작용이 근본적으로 달라 이전을 기준으로 한 평균 정상적인 경제상태로의 회귀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미국 중앙은행의 연방준비제도(Fed)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의 정상화를 위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시작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다만 이번 정상화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다르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제시장이 견조하고, 한 번의 경험을 통한 학습효과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그 이후의 정상화, 내수 및 서비스업 회복,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 등 펀더멘털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국소비자 물가상승률(%)

◆연준, 11월 중순 테이퍼링 시사

 

14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연준위원들은 경제회복 상황에 따라 11월 중순이나 12월 중순 테이퍼링 절차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앞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보면 9월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4% 올랐다. CPI 상승률은 5개월 연속 5% 상승률을 기록했다. 실업률은 4.8%로 전월(5.2%)과 비교해 0.4%포인트(p) 떨어졌다. 물가와 실업률이 정상수준을 회복하고 있는 만큼 경제회복을 위한 테이퍼링을 실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테이퍼링은 정부가 경제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확대했던 유동성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해 나가는 전략을 말한다. 즉, 코로나19 위기상황에 대비해 중앙은행이 정부나 기업, 금융회사로부터 매입한 국채나 회사채, 주택저당증권(MBS) 규모를 서서히 줄여 나가겠다는 것이다.

 

연준위원들이 제시한 방법은 매달 100억달러씩, MBS는 50억달러씩 각각 매입규모를 줄이는 것이다. 월 1200억달러의 자산매입규모를 매달 150억달러씩 8개월에 걸쳐 축소하겠다는 설명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매입종료 목표시기는 2022년 중반이 된다.

 

미 연준의 테이퍼링이 국내 경제에 미칠 파급경로/국회예산정책처 경제·산업동향&이슈 21호

◆미 테이퍼링과 국내 영향

 

문제는 미국의 테이퍼링이 우리나라에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칠 수 있냐는 것. 지난 2013~2014년 미국이 테이퍼링을 시작한 시기를 보면 국내는 주로 자산가격 경로와 금리경로에 영향을 미쳤다

 

우선 주식 및 채권가격이 하락했다. 지난 2013년의 경우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같은 해 6월 5조9000억원 순매도 되면서 주가지수(KOSPI)는 2013년 5월 1994포인트에서 같은 해 6월 1781로 10.7% 하락했다. 당시 미국은 2013년 테이퍼링을 언급한 뒤 2014년부터 테이퍼링을 실시했다. 테이퍼링이 언급된 시점부터 외국인이 주식투자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코스피지수에도 변동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후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10월까지 6조3000억원 순매수로 전환되는 듯 하다 테이퍼링을 실시한 2014년 시점부터 순매도로 재전환됐다. 회복됐던 KOSPI도 2013년 2056에서 2014년 2월 1887로 8.2% 하락했다.

 

금융감독원의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올해 9월 외국인은 국내 코스피 시장에서 2조647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5월 테이퍼링 가능성이 언급된 이후 순매도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다 9월 순매수로 전환됐다는 설명이다. 지난 2013~2014년 테이퍼링 시기와 겹쳐보면 잠시 전환됐다가 순매도로 재전환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및 채권 순매수 추이 및 국내 주가 환율 추이/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반면 원화가치가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하면서 수출액은 증가하고 무역수지는 개선됐다. 지난 2013년의 경우 원·달러 환율은 2013년 5월 1112.9원에서 2013년 6월 1159원으로 4.2% 상승했지만 테이퍼링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2013년 12월에는 2055.4원으로 5월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수출액은 2013년 5월 483억달러로 전년동월대비 3.1% 증가한 반면 수입액은 424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7%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지난 2013년 5월 60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47.4%증가한뒤 2013년 12월과 2014년 1월 각각 36억달러(101%),와 8억달러(116.3%)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하면서 양적완화 규모가 커진 만큼 시장에 미칠 영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금융위기에 대응(2008~2014)할 당시 연준의 양적완화 규모는 1조달러에서 4조5000억달러로 증가했다. 반면 코로나19에 대응하면서 늘어난 양적완화 규모는 4조2000억달러에서 8조3000억달러다.

 

조은영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은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높게 지속될 경우 테이퍼링 속도가 빨라질 수 있고, 단기간 늘어난 양적완화규모로 인해 그 영향이 지난 2013~2014년에 비해 증가할 수 있다"면서도 "신흥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조한 국내 경제 여건 등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소시킬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대응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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