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 1㎏, 지난 3월 4800원대서 9월엔 1만7000원까지
추석 차례상 비용도 전년比 5~6% 상승…유류값도 올라
중기중앙회 조사…中企, 10곳 중 6곳 추석 자금사정 '곤란'
서울사는 주부 김모씨는 최근 집 근처 전통시장에서 오랜만에 시금치 한 단을 집어들면서 깜짝 놀랐다.
평소같았으면 한 단에 2000~3000원하던 시금치가 7000원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 얼마전 분식집에서 김밥을 몇 줄 시켰다가 '시금치 대신 오이를 대신 드립니다'란 메모를 본 것이 생각났다.
자주 이용하는 M 온라인마켓에서 시금치를 검색했더니 250g 한 단에 7300원, 친환경 시금치는 100g에 4000원씩 팔고 있었다. 기가 찰 노릇이다.
경기 파주에서 조그만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 사장은 최근 돈을 빌리러 또다시 주거래 은행을 찾았다. 코로나19로 매출이 뚝 떨어졌지만 추석을 앞두고 직원들에게 줄 '떡값'이라도 마련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지난번 대출 때보다 금리가 올라서 이자를 더 내야했다. 이 사장은 울며겨자먹기로 8000만원을 융통했다.
추석이 바짝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서민들은 치솟는 '밥상 물가'에, 중소기업들은 '돈 걱정'에 울상이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9월 초 현재 시금치 1㎏당 소매가격은 1만7298원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지난 3월까지만해도 1㎏에 4849원하던 시금치다. 8월엔 2만1441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연평균 가격은 7289원이었다.
3~4월 800원대에 머물렀던 상추는 9월 들어선 1909원(100g)까지 올랐다.
지난해 연평균 2067원(100g)하던 삼겹살(국산냉장)은 이달 들어 2700원대까지 상승했다.
계란값도 1년 전보다 20% 가량 올랐다. 지난해 9월 당시 5500원대(중품·30개 기준)이던 가격이 이달엔 6600~6700원에 형성돼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시내 전통시장, 대형마트 등 22곳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내놓은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6~7인용)은 전통시장이 22만4181원, 대형마트가 28만3616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에 비해 5~6% 오른 수준이다.
먹거리 뿐만 아니다.
한국석유공사의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당시 리터당 1300원(전국)~1400원(서울)대까지 하락했던 휘발유는 이날 현재 전국이 1642원, 서울이 1726원까지 올랐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내놓은 자료를 살펴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9(2015년=100)로 전월보다 0.6%, 1년 전에 비해선 2.6% 올랐다. 특히 물가상승률이 5개월 연속으로 2%대를 기록한 것은 2017년 1~5월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가 상반기 1.8%, 하반기 2.4%로 연간 기준으론 2.1%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망대로라면 올해는 2012년 3월(2.7%) 이후 9년 만에 최대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는 해가 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경제·산업동향&이슈' 7월호에서 "상반기 물가상승은 기상악화,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농축산물 및 에너지 가격 상승 등 공급측면 요인이 컸고 하반기부터는 공급측면 물가상승 압력이 완화되는 반면,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은 높아질 것"이라며 "특히 경기회복세가 강화돼 수요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지고 이를 통해 근원물가 상승세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기조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물가 상승 뿐만 아니라 산업을 떠받치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자금난도 걱정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9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추석 자금 수요 조사'를 실시해 이날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절반이 넘는 55.8%의 기업이 추석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답했다. '원활하다'는 15.3%에 그쳤고, '보통'은 28.9%였다.
자금사정이 곤란한 이유(복수응답)로는 판매·매출부진이 78.5%로 가장 많았다. 원부자재 가격상승(53%)도 적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부족한 돈 마련은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이 '곤란하다'는 응답은 36.9%로 '원활하다'는 답변(17%)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중소기업들이 올 추석에 필요한 금액은 1곳당 평균 3억7800만원이었다. 하지만 이 가운데 확보하지 못한 금액은 4760만원으로 필요한 돈의 12.6%가 모자랐다.
중기중앙회 추문갑 경제정책본부장은 "어느 때보다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최근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조치로 금융비용 부담이 증가해 중소기업의 자금애로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석을 앞두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이 없도록 자금지원 원활화를 위한 정책기관 및 금융권의 각별한 관심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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