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정치>국방/외교

[어수선하軍]심 상병의 죽음, 기본과 원칙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문형철 기자 자화상. 예비역 육군 소령으로 평시복무 예비군과 군사문화 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20년 전 강원도 고성 제22사단에 갓배치됐을 때 선배 장교들로부터 처음으로 들었던 말은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라'였다. 지난 8일 22사단에서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의무병이던 심준용 상병(일병에서 추서)이 '열사병' 치료 중이었지만 안타깝게 숨졌다. 심 상병의 어머니가 아들의 죽음에 대해 올린 글은 다시금 '기본과 원칙'를 생각하게 만든다.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전한 심 상병 어머니의 글을 읽어보면, 심 상병이 수색대원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배치된 의무병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전방 수색대원들은 각 사단 자원 중에 가장 강인한 장병들로 채워진다. 반면, 일반 의무병은 의무관련 전공과목과 경력들이 반영되기 때문에 체력을 보고 배치되는 것은 아니다. 최전방 작전요원들을 위해 배치가 된 의무병이라지만, 군 수뇌부들은 이들의 운영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코로나19 백신을 1차 접종을 마친 지 6일이 지나 G.P에 오른 심 상병은 G.P투입이 하루가 되지 않은 지난 1일 오전8시 작전에 편성됐다. 방탄복과 방탄헬멧 자체만으로도 무겁고 더운데, 아이스 패드가 채워진 무거운 박스마저 메고 가파른 산길을 헤쳐나갔으니 얼마나 고통스러웠겠나.

 

방탄복을 모양이나 잡으며 입어본 사람들은 그 고통을 제대로 모른다. 심 상병이 작전에 투입되던 날 강원도 고성의 최고 기온은 섭씨 23.9도였고 폭염 특보는 발령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무겁고 통풍이 힘든 방탄복은 장시간 착용하면 열피로가 생겨 열사병으로 사망할 수 있다.

 

열피로를 줄이기 위해 육군이 최근 보급한 기능성 컴뱃셔츠를 입어도 충분한 수분섭취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렇지만 우리 군은 물을 마시는 것에 인색하다. '물을 많이 마시면 퍼진다', '전해질이 부족해 탈진한다'는 이야기를 하며 인내를 요구한다.

 

실전 경험이 많은 미군은 우리와 달리 물을 자주 마시게 한다. 기본적으로 수통을 2개 이상 휴대하게 하고, 최근에는 대형 물주머니인 '카멜백' 외에도 PET병에 든 생수도 개인에게 보급한다. 각자의 탈수 현상에 맞게 충분한 식수를 개인 보급해 주는 것이다.

 

장병을 지키기 위해 배치된 의무병이 현실적이지 못한 야전지침과 구시대적 보급체계로 인해 목숨을 잃은 것이다.'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다고 말할 수 있나.

 

군 당국은 수색대를 포함해 특전, 특공 요원들을 위한 '3형 방탄복'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장병의 생명이 후순위로 밀린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약 2만벌이 도입될 예정인데, 장병을 충분히 지켜낼 제대로 된 제품이라면 외산과 국산을 구분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역대 정부의 경제적 기대감에 밀려 해괴한 구매요구도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행정기관임에는 틀림없지만, 군 수뇌부들의 정점인 곳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그 어느 정부 기관보다 '기본과 원칙'을 엄정히 준수해야 한다. 그런데 그 책무를 자주 잊어버린다. 국방부가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은 대통령령인 '군인복제령'마저 가볍게 위반한다. 전역하는 육군 병장이 예비군 지휘관에게만 허용된 '금속제 예비군장'과 '번쩍거리는 대형날개'를 단 전투모를 쓰는 모습이 그렇게 자랑스러운가. 망각의 바보들이여.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