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여성가족부와 통일부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주장의 핵심은 '작은 정부론'이었다. 부처 규모를 줄인 효율적인 정부 구성에 대해 말한 것이다.
이 대표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성가족부와 통일부는 특임부처이고, 생긴 지 20년이 넘은 부처들이기 때문에 그 특별 임무에 대해 평가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여가부)에 대해 이 대표는 "국내에서 젠더 갈등은 나날이 심해져 가고 있는데, 여가부는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여성을 위한 25억원 규모의 ODA 사업을 추진하는 등 부처 존립을 위해 특임부처 영역을 벗어나는 일을 계속 만들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평가했다.
통일부를 두고도 이 대표는 "북한은 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우리 국민을 살해하고 시신을 소각하는데 통일부는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조직들은 수명이 다했거나 애초에 아무 역할이 없는 부처들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여가부와 통일부에 대해 '수명이 다했거나 아무 역할 없는 부처'로 평가한 것은 설치 목적과 상징성, 현실적 이유 등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고 본다. 여가부 폐지 주장은 반페미니즘 정서에 동조해 이익을 얻으려는 정치적 계산으로 보인다. 통일부 폐지 주장은 남북 갈등 국면을 정치에 이용하기 위한 계산적인 발언이라고 본다.
이 대표가 '작은 정부론'을 내세워 두 부처 폐지 필요성에 대해 주장하자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작은 정부론은) 1970∼80년대 영국 대처, 미국 레이건 집권기와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거치며 사실상 용도 폐기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 권영세 의원도 지난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이 정부 통일부가 한심한 일만 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없애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집권해서 제대로 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정은 수학이 아니다. 쓸데없이 반통일세력의 오명을 뒤집어쓸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 주장을 곱씹으며 '교각살우(矯角殺牛)'라는 고사성어가 생각났다. 사소한 결점을 바로 잡으려다 오히려 큰일이 생길 것이라는 뜻이다. 잘못한 점은 고치고 바꾸면 된다. 국회 역할이 '행정부 견제' 아닌가. 없애기보다 잘못한 점을 고치기 위해 조언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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