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국내 증시에 '동학개미운동'이 펼쳐졌다. 시중의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몰렸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 과거 경제 위기 때도 회복기마다 대규모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유입돼 저점 매수에 나섰지만 이번엔 그때와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그간 국내 증시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코로나19 국면을 겪으면서 개인이 국내 증시의 가장 큰 축으로 자리 잡았다.
증시뿐만이 아니다. 최근엔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에까지 많은 투자자가 몰리며 금융·자산 시장 전반에 과열 우려가 번진 상황이다. 주식과 가상화폐 시장에 몰려든 개미를 두고 '가만있다가 나만 기회를 놓치는 게 아니냐'며 불안해하는 포모증후군(Fearing Of Missing Out·FOMO)이 퍼졌다는 심리학적 해석도 나왔다.
◆1월 증시 거래대금 역대최고인 842조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월별 증시 거래대금은 지난 1월 842조1455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2월부터는 조금씩 줄었다. 지난 2월 585조원, 3월 576조원까지 줄어든 후 지난달 620조원으로 잠시 늘었다가 이달 들어 25일까지 383조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올해 1월 당시 42조원에 달했던 일평균 거래대금도 25조원대까지 떨어졌다.
거래대금이 감소한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거론된다. 5월부터 재개된 공매도의 영향, 주식시장에서 가상자산 시장으로의 이동, 반도체를 비롯한 성장주 사이클의 고점 우려, 인플레이션 영향 등이다.
거래는 줄었어도 신규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된 정황은 소액주주 규모로 확인된다. 최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상장사 가운데 2041개 기업의 소액주주 수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4493만6847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 말 2502만 4942명에서 1년 만에 무려 79.6%(1991만1905명) 증가했다.
대체로 대형 가치주에 많은 투자자가 몰렸다. 네이버 소액주주가 4만3622명에서 42만6807명으로 878.4%(38만3185명) 늘어나며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카카오도 332.8% 증가했고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도 56만 8313명에서 215만 3969명으로 279%(158만 5656명) 늘었다. 주식에 뛰어든 초보 투자자들의 경우 주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국내 간판 기업을 선호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급성장도 눈에 띈다. 국내 ETF 시장의 순자산총액은 2002년 3444억원으로 시작해 2006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해 2018년과 2020년에는 각각 41조원, 52조원을 달성했고 지난 21일 60조원마저 돌파했다.
코로나19가 국내 증시 체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는 평가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충격은 또 다른 전환점을 가져왔다"면서 "정부가 위기 때마다 문제를 야기한 주체에 대한 페널티 성격으로 부채축소를 강요했지만 이번엔 오히려 정부 주도의 부채확대가 충격을 최소화해 주식시장이 빠르게 복원될 수 있었다"라고 했다.
◆코인 투자열기…신(神)도 모르는 적정가
2017년에 이은 가상화폐 열풍도 자산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변화다. 코인투자에 뛰어드는 일명 '코린이'(코인투자+어린이)가 늘어나며 가상화폐 대장주 격인 비트코인에 이어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 투자 열기도 뜨거워졌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상화폐 시장의 투자열기가 계속되는 이유로 "지불수단으로서 위상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제도권 편입 가능성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가상화폐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민간 공시 플랫폼 중에선 '쟁글(Xangle)'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DART)'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자체 기준을 통해 프로젝트들의 공시를 검증한다. 지난달 기준 2100개가 넘는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고 8500건 이상의 공시가 올라와 있다.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중에서 빗썸·코인원·코빗 등이 쟁글과 협력해 투자자들에게 공시 정보를 제공한다.
비트코인을 향한 전망은 엇갈린다. 낙관론자들은 개당 1억원을 돌파할 것이란 의견을 내놓지만 악명 높은 변동성으로 가치가 '0'에 수렴할 수 있다는 부정론도 만만찮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해 한국 금융당국은 "실체 없는 자산으로 보호할 수 없다"는 일관된 주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때 8000만원을 넘어섰던 비트코인 가격은 4000만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다가 후반대로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가 국내를 넘어선 글로벌 시장인 만큼 관심은 가져 볼 만 하지만 시장 향방은 신(神)도 모른다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
그래도 제도권 편입은 코인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변동성 확대는 이어지겠지만 급락 배경은 대부분 일회성이거나 이미 시장에서 알고 있던 이슈"라며 "기관투자자와 기업들의 시장진입과 제도권 편입 등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인 전망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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