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권 뉴스에서 험한 말이 자주 보인다. 여야 정치인들이 끊이지 않고 다투면서다.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험한 말도 서슴지 않는 것이다. 여야 정치인이 약속한 '품격 있는 정치'는 정치권 뉴스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20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다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이 국민의힘 측 반발에 아랑곳하지 않고 회의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다툼은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인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 대신 여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의 회의 진행에 반발하면서 시작했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은 '윤 원내대표가 국회에 있는데 백 의원이 대신해 회의 사회를 보는 게 맞냐'는 취지로 여당을 비판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백 의원 대신 같은 당 박주민 의원을 법사위 간사로 선임했다. 백 의원 역시 윤 원내대표와 같이 민주당 지도부이기에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공정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문제는 박 의원이 야당 의원과 협상 중일 때 백 의원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고, 여당 간사 교체에 나서면서 생겼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단독으로 간사 교체에 나선 데 대해 "꼼수를 부리냐", "속임수까지 쓴다" 등 표현을 쓰며 비판했다.
때론 도를 넘나드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김오수 후보자 청문회 실시 합의를 법사위원장 교체와 연동하는 데 대해 비꼬았다. 윤 원내대표가 법사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만큼 야당에 양보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주장을 지적하면서 나온 것이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20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자리에서 국민의힘 측 주장을 두고 "김기현 원내대표가 (여당과 협상 과정에서) 숫자로 안 되면 황교안 전 대표 방식을 찾아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요구를 '흥정'이라며 헐뜯은 뒤 장외로 나가 삭발 투쟁하라는 비아냥인 셈이다.
정치 영역 특성상 여야가 다투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여야가 다투면서 한발씩 물러나면 오히려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툼이 지나치면 안 하는 것만 못하다. 지나친 다툼은 오히려 국민에게 정치 혐오만 준다. 여야가 '민심을 경청한다'는 말에 대해 지키려면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사자성어를 되새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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