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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채권·펀드

위축 펀드시장…'직판 앱·GA' 대안될까

자산운용업계 온라인 플랫폼 논의
창구가입, 수익대비 판매시간 길어
"최종 대안 '비대면 플랫폼' 맞지만
비용 수십 억… 사업가치엔 의문"

한화자산운용이 11일 출시한 펀드 직접판매 애플리캐이션 파인.

직접판매 형태의 펀드가 자산운용업계에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지만 위축된 펀드시장의 돌파구가 되긴 어렵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운용사와 판매사의 영역이 희미해진 데다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으로 자산운용업계가 직판체제를 고민하고 있지만 유의미한 수익 창구로 발전할 지 의문이다.

 

◆펀드 직판 앱 두고 의견 분분

 

13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펀드 직판 플랫폼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최근 한화자산운용이 최초로 펀드 직판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하며 경쟁사도 시장조사에 나서고 있지만 반응은 미지근하다. 공모펀드의 침체가 깊어진 상황에서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의구심으로 볼 수 있다.

 

자산운용사가 펀드를 판매할 방법은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사의 창구·펀드몰을 이용하거나 한국포스증권의 펀드슈퍼마켓, 보험 등으로 압축된다. 이 가운데 판매사 창구를 통한 펀드 가입은 평균 약 한 시간가량을 소요해야 한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가입절차가 길어져 불편함이 크다. 챙기는 수수료는 적은 데 비해 판매 시간이 오래 걸려 은행·증권사 모두 펀드 상품 판매를 꺼린다.

 

운용사 입장에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 업계 관계자들은 직판 앱과 펀드몰 등 비대면 판매채널로 가야 한다는 방향성엔 동의하면서도 자사 상품 직판체제의 수익효과에는 고개를 젓고 있다.

 

A자산운용 관계자는 "사모펀드 사태 후폭풍으로 펀드 시장이 크게 쪼그라들었는데 고객들이 자사 상품만 판매하는 플랫폼을 꾸준히 찾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직판 앱이든 다른 구성이든 최종적으로 구축해야 할 플랫폼dl 이 비대면 방식은 맞지만 자사 몰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B자산운용 관계자도 "순이익 상당 부분에 해당하는 수십 억원대 자금을 플랫폼 개발·운영비용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서비스 차원에서 제공하기엔 너무 큰 금액인 만큼 회사 입장에선 미래 사업으로서 가치가 있느냐에 대한 의문 부호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메리츠자산운용과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직판 앱을 출시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삼성자산운용은 주가연계펀드(ELF) 위주의 온라인 플랫폼만 운영 중이다.

 

반면 새로운 미래 사업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C자산운용 관계자는 "2000년대 후반만 해도 패시브 상품인 상장지수펀드(ETF)를 누가 사겠느냐는 인식이 강했지만 그때 ETF 개발을 꾸준히 했던 삼성자산운용이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확보했다"며 "준비를 전혀 안 할 수는 없다"고 했다. 당시 사각지대에 있던 ETF가 운용업계 판도를 뒤바꿔 놓았듯 직판 앱도 큰 흐름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선두주자격인 한화자산운용은 펀드시장 활성화의 마중물이 되겠다는 포부다.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디지털전략본부장은 "만물상처럼 모든 펀드를 판매하는 것이 아닌 전문가들이 선택한 펀드를 라인업한 만큼 젊은 투자자, 새롭게 투자를 시작하는 투자자의 성공 투자를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트렌드 자리한 ETF

 

ETF가 주요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것도 직판체제에 물음표를 던지게 한다. 2010년 말 6조578억원이던 국내 ETF 시장 규모는 현재 6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어 10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일반 펀드가 설 자리가 점차 좁아진다는 얘기다.

 

운용업계에서는 액티브 ETF가 새로운 주류로 떠오르기도 했다. 기초지수와의 상관계수를 0.7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제도적 제한이 있으나 업계에서 꾸준히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초 액티브 ETF 경과를 봐가며 추가적인 제도 완화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빠르면 올해 하반기 중 윤곽이 잡힐 것이란 기대가 크다.

 

A자산운용 관계자는 "제도가 2~3년 이내에 개선돼 블라인드 운용이 자유로워진다면 액티브 주식형 ETF 대신 일반 펀드를 출시하겠느냐"며 "해외처럼 블라인드 펀드가 활성화되면 만들고 싶은 상품을 ETF로 만들면 된다. 2023년께 그렇게 될 확률이 크다"고 예상했다.

 

◆보험 GA가 펀드시장에도?

 

펀드시장의 법인보험대리점(GA)도 판매체계 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하나의 대안으로 지목된다. GA는 보험사와 계약을 맺고 보험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대리점이다. GA 소속설계사들은 자사의 보험상품만 판매할 수 있는 전속설계사와 달리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고객에게 추천하고 판매한다. 고객 입장에선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해본 후 가입할 수 있다.

 

GA를 모방해 여러 운용사의 펀드를 한데 모아 파는 새로운 시장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개인고객 위주의 설계사 영업으로 다양한 운용사의 상품을 취급해보자는 제안이다. 다만 지사별 독립적인 경영체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취약한 내부통제는 문제로 지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운용사가 직판 시장을 운영해도 시스템 개발·운영비나 인건비 등 막대한 금액이 들어간다"며 "펀드 시장에 GA가 생기면 운용사는 손쉽게 판매하고 GA는 펀드 판매를 통해 운용사로부터 수수료를 벌어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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