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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특징주

공모주 불패 깨졌다, 높은 공모가에 경종

SKIET 청약 증거금 신기록에도
상장 첫날 이어 둘째날도 하락세
주관사 가치평가 의도적 확대 등
투자자들 '공모가 거품론'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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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대형 공모주의 '성공신화'를 깨뜨리며 잠잠했던 공모가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다. 높은 공모가가 SKIET의 시초가 대비 급락의 주된 원인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청약경쟁률, 증거금 등 신기록을 썼던 만큼 후폭풍도 거세다. 성난 투자자 사이에선 곧바로 뺄 작정으로 높은 호가를 넣어 시초가를 부풀린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등장했다. 무위험 재테크로 대표됐던 공모주 광풍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와 함께 당분간 보수적인 관점으로 할인율을 높게 책정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관사 쟁탈전에 공모가 높아져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한 34사의 평균 경쟁률(코넥스·스팩·리츠·재상장 제외)은 1326.02대 1로 집계됐다. 일반 청약 경쟁률도 이와 비슷한 수준인 1322.78대 1이다. 시장경쟁률은 추후 기업 성장 가능성의 대안 지표로 인식됐으나 이러한 통념은 네 자릿수를 넘기는 일이 일상이 되며 깨졌다.

 

기관이 청약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공모가도 높게 책정되기 시작했다.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높은 단기 수익률이 보장된다는 기대심리가 팽배하다 보니 기관도 높은 가격을 써낸 탓이다. 기관은 개인과 달리 청약증거금이 필요 없다. 청약 물량, 희망 가격, 보호예수기간 등만 제시하면 된다.

 

일반 기업은 IPO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정한다. 34사 중 에이치피오 한 곳을 제외한 33사가 희망범위 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했으며 절반에 달하는 17곳이 희망범위를 초과했다. 올해 공모가 상단 이상 비율은 97%, 초과 비율은 50% 수준으로 기업공개(IPO) 시장 역사상 최대치다.

 

주관사 측에서 상장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을 의도적으로 높이는 인플레이션도 문제로 지적된다. 공모시장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IPO 수수료가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하며 IPO 딜 수임을 따내기 위한 쟁탈전이 치열해지며 나타난 현상이다. 시장 파이는 정해져 있는데 IPO 트랙을 확대하려는 중·소형사까지 유치전에 뛰어들며 경쟁도 치열해졌다.

 

청약 증거금 규모가 커질수록 인수 수수료 등 주관 딜로 챙길 수 있는 보수도 커진다. 대체로 증권사의 인수 수수료율은 대체로 공모금액의 0.8% 수준이며 주관사단이 적을수록 많은 몫이 돌아간다. 여기에 흥행에 성공하면 0.3%가량의 추가 인센티브도 기대할 수 있다.

 

예비 상장사로선 공모가 밴드 밸류에이션을 높게 받고 싶은 게 당연하다. 모두가 적은 발행 수로 최대한 많은 금액을 조달받길 원한다.

 

곧 상장을 앞둔 A사의 경영기획담당 상무는 "여러 증권사가 입찰을 제안해 왔으나 가장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고 이익 추정치 실적 등을 효과적으로 반영해 기업가치를 평가해줄 수 있는 곳을 찾았다"고 했다.

 

시장에선 직상장 주관 계약을 따내려는 증권사가 상장가치를 높게 평가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모가 산정이 이해관계에 따라 기준이 정해져 기업의 본래 가치를 왜곡하고 투자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요예측제도를 투명성보다는 주관사의 자율성과 역할이 강조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IPO 주관업무에 대한 질적 평가기준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공모가의 적정성과 투자자보호를 위한 주관사의 역할에 초점을 맞춰 수수료 경쟁을 유도하는 공모 실적이 아닌 양질의 서비스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모주 인기는 여전할 듯

 

SKIET가 상장 둘째 날인 12일에도 4%대 하락을 이어가며 공모가 고평가 논란을 떨쳐내지 못하자 당분간 예비 상장사가 스스로 몸값을 낮출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기업이 주당 평가가액에 적용하는 할인율을 높여 최대한 보수적으로 공모가 희망밴드를 정하지 않겠냐는 예상이다. 일반적으로 IPO기업들은 20~30% 수준의 할인율을 책정한다.

 

한 증권사 IPO 관계자는 SKIET의 초기 부진에 대해 "모두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라며 "기업가치를 낮추기보다 할인율을 높게 산정해 시장 친화적 측면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시장 눈높이에 수렴하는 길을 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래도 공모주 인기는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통적인 투자수단이었던 예금과 채권 등의 수익률이 크게 낮아지며 낮은 위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처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크래프톤(게임), 카카오뱅크(금융), HK이노엔(제약바이오), LG에너지솔루션(2차전지) 등 공모금액이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IPO가 대기 중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투자 환경에서 공모주 투자는 낮은 위험으로 중수익을 얻을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며 "소액 투자자의 접근성도 높아져 앞으로도 공모주 투자는 중요한 재테크 아이템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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