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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97>지역상품권에, 재래시장에…와인, 판이 바뀌다

안상미기자

"와인 성지순례 다녀왔습니다. 다양한 와인을 아름다운 가격에 업어왔습니다."

 

한 와인 관련 카페에 올라온 글이다. 주말이면 하루에도 몇 건씩 올라온다. 이들이 와인을 사기 위해 다녀온 곳은 백화점에 고급스럽게 진열된 와인숍이 아니다. 대형 마트의 와인코너 역시 아니다. 요즘 와인마니아들에게 '성지(종교의 성지처럼 꼭 순례해야 장소)'로 떠오른 곳은 재래시장의 식자재 마트나 동네슈퍼다.

 

와인 시장의 판이 바뀌었다. 와인을 사러 가는 곳도, 사는 방법도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어쩌다 누가 주문하면 먹고 아니면 말던 것에서 직접 좋은 와인을 싸게 사는데 발품을 파는 소위 와인에 진심인 사람들이 늘면서다.

 

먼저 와인 구매처.

 

'갓성비(신이 내린 가성비)'로 치면 와인 성지로 유명한 곳들이다. 자양전통시장 안에 위치한 새마을구판장은 와인 성지의 원조로 꼽히는 곳이다. 새마을구판장에서 지하철역으로 한 정거장 정도 떨어진 곳에 문을 연 조양마트 역시 요즘 유명세를 타고 있다. 서울 뿐만이 아니다. 전국 지역별로도 싼 가격으로 와인 성지로 인정을 받는 곳이 많아졌다.

 

일단 제시된 가격 자체가 싸다. 기존 대형 마트에서도 1년에 한 두번 와인장터 등에서만 볼 수 있었던 할인가격으로 상시 판매한다. 여기에다가 제로페이나 온누리상품권 등으로 10% 할인을 받는다. 전통시장 이용금액으로 잡혀 40%에 달하는 소득공제 혜택도 덤으로 챙길 수 있다.

 

빵지순례(빵+성지순례)'가 맛있는 빵집을 찾아다니는게 목표라면 와인 성지순례는 같은 와인이라도 더 싼 가격에 사는게 목적이다.

 

이유는 한국 와인시장 특유의 문제점 때문이다. 바로 현지가의 2~3배를 웃도는 비싼 와인 가격.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와인 소비량이 급증했지만 사실 소주나 막걸리 등과 비교하면 가격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었다.

 

서울시 동대문구 한 편의점에 와인이 전면에 걸쳐 진열되어 있다. /안상미 기자

접근성에서는 편의점이 최고다. 이전까진 와인이 구색맞추기에 불과했다면 지금은 편의점으로 사람을 불러들이는 '킬러 아이템'이다. 우리나라는 주류의 경우 온라인으로 살 수 없다. 와인을 사려면 꼭 매장에 가야하는 만큼 집근처 골목마다 볼 수 있는 편의점은 와인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매력적인 공간이 됐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와인 판매 수량은 80만병을 웃돌았다. 석 달만에 작년 연간 와인 판매량의 절반을 채웠다. 매일 8880여병, 시간당 370여병, 1분에 6병꼴로 팔린 셈이다.

 

동네마트와 편의점이 초보 와린이(와인+어린디)를 위한 '초급편'이라면 제주도 왕복과 해외 직구는 고수들을 위한 '고급편'이다. 국내에서 한 병에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와인이 대상이다.

 

와인 고수들에게 제주도 특산품은 한라봉도 해산물도 아니다. 제주공항 면세점에서 살 수 있는 고급 샴페인을 말한다. 면세가격에다가 예약 등을 통해 할인 행사가 진행되면서다. 열심히 싼 곳을 찾아 산다고 해도 30만원 중반 안팎인 이 샴페인을 제주 면세점에서는 20만원이 안되게 살 수 있으니 부러 제주행을 택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와인 역시 직구족들의 리스트에 올랐다. 유럽이나 미국 현지 와이너리에 직접 주문을 넣는 것부터 상대적으로 와인이 싼 홍콩 등의 와인샵이 대상이다.

 

구매하는 와인 자체도 다양해졌다. 레드와인 일색에서 화이트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으로 눈을 돌리는가 하면 몇몇 국가에 집중되지 않고 넓어졌다. 작년 와인 수입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지만 와인의 전성기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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