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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업人] '리멤버' 성공신화 쓴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 세금 환급 도와주는 '삼쩜삼' 회원수 100만명 돌파 '눈 앞'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가 강남 본사에서 메트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삼쩜삼'과 '자비스'의 서비스와 성과에 대해 소개했다. /손진영 기자 son

5년 간 돌려받지 못한 미환급 세금을 온라인으로 쉽게 조회하고 이를 돌려받도록 도와주는 서비스가 1년도 채 되지 않아 이번주 중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3월 말 기준 회원수는 95만3646명에 달한다.

 

지난해 5월 '삼쩜삼'를 선보인 인공지능(AI) 세무회계 스타트업 자비스앤빌런즈가 개인 종합소득세 신고를 대신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인 지 10여 개월 만에 고객들에게 돌려준 누적 환급액도 325억원을 기록했다.

 

AI 기술 기업들 대부분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것과 달리, 지난해 6월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는 성장세를 그리면서, 지난해 손익분기점(BEP)를 넘기는 내실 있는 성과를 냈다.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는 "고객이 돈을 내야 우리 서비스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시작부터 유료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세무사 사무실을 대상으로 기업 대상 AI 경리 '자비스'를 먼저 선보였는데 B2B(기업간) 서비스는 연 50% 성장세를 보였지만 굴지의 기업들과 경쟁하는 상황이어서, 시장 플레이어가 없는 B2C 시장에 진출했다"며 "삼쩜삼은 월 30% 성장세를 보이면서 현재는 5:1 정도로 무게 중심이 더 크다"고 말했다.

 

자비스앤빌런즈 2020 실적 인포그래픽. /자비스앤빌런즈

이를 통해 지난해 연간 매출은 2018년과 비교해 137%가 늘어난 35억원을 달성할 수 있었다. 특히, 지난 1월에는 하루에 10만명이 넘는 사람이 서비스에 가입했는데, 이는 기대를 넘어서는 성과였다.

 

"삼쩜삼은 프리랜서들이 주요 타깃인데, 알바분들이 더 많이 가입해요. 편의점 알바로 월 100만원을 받는다고 하면 원천소득세 3.3%를 제외하고 97만원을 지급해요. 1년 수입이 1000만원이라면 세금이 33만원인 데, 인적 공제를 따지면 전액 환급받는 분들도 계세요. 근로소득자들은 잠정적인 세금을 먼저 내고 연말정산을 통해 돌려받는데, 알바분들은 신고를 하지 않아 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예요."

 

이용자들이 세금 신고에는 관심이 없고, 본인이 얼마를 받는 지에만 관심을 갖다 보니 '환급해주는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내세웠고 전략은 주효했다.

 

"저희가 세금 신고를 해주는데 이용자들이 평균 13만원 환급을 받아요. 400만원을 환급받은 분이 있었고, 100만원 넘게 받은 분들도 계셨어요. 그 분들이 환급받은 돈으로 모니터나 옷을 샀다는 리뷰들을 올리면서 입소문으로 이용자들이 껑충 늘었어요."

 

무료 가입만으로도 자신이 얼마까지 세금을 환급받는 지 조회가 가능하다. 다만, 환급받는 과정을 대신 해주게 되면 환급액의 10%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본인이 직접 신고해 환급을 받아도 되는데, 소득이 복잡하거나 서류를 내는 게 어렵고 잘못 됐을 때 수정 신고가 어려워요. 저희가 30만원 받는다고 했는데 직접 홈텍스에서 해보니 10만원 밖에 되지 않아, 결국 저희 서비스를 이용한 경우도 있어요. 또 회사를 이직할 때 12월까지 회사를 다니고 쉬었다가 다음해 5월 다른 회사를 다니면 연말 정산을 한번 건너뛰게 되요. 다음 회사에서 이전 소득을 합산해줘야 하는데, 본인이 챙기지 않으면 결국 환급을 못 받아요. 이 경우에도 받지 못한 세금을 환급받게 해주죠."

 

올해 하반기에는 최근 5년간 놓친 연말정산을 환급받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를 오픈할 계획이다. 5년간은 연말정산 놓친 것을 수정해 신고하는 '경정청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향후 퇴직금에서도 못 받은 세금을 찾아주는 서비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가 강남 본사에서 메트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삼쩜삼'과 '자비스'의 서비스 및 성과에 대해 소개했다. /손진영 기자 son

김 대표가 명함관리 앱의 대명사인 '리멤버'를 개발한 드라마앤컴퍼니 창업자라는 점이 그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그는 카이스트 대학원 항공우주공학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KT 등을 거쳐 2009년에는 소셜미디어 마케팅 솔루션 회사인 아이티에이치(ITH)를 설립한 후 2012년에는 스타트업 구인구직 서비스회사인 벤스터도 창업했다.

 

"KT에 입사해 KT에서 개발비를 주고 협업할 벤처기업들을 심사하는 'BM심의위원회'에서 일했어요. '심사역' 역할로 다양한 모델, 기술을 검토하면서 벤처기업에서 일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위자드웍스에 입사해 비즈니스모델을 기획해 회사에 돈을 벌게 해주는 역할을 했고, 마케팅 이사에 오를 수 있었어요." 이후 그루폰코리아와 패스트트랙아시아에서 CTO(최고기술책임자)도 지냈다.

 

이 같은 경험이 바탕이 됐는지 '리멤버' 사업은 승승장구했지만, 사업이 안정될 때쯤 회사를 박차고 나와 또 다시 2015년 자비스앤빌런즈를 창업한 것.

 

"제가 석사과정 1년차 때 영수증을 입력하는 것이 주요 일과였어요. 연구비가 정부 과제로 내려와 컴퓨터를 구입하거나 식사비 등 증빙자료 영수증을 모으고 붙이다 보니 대학원에 흥미가 떨어질 정도였어요. KT에서 입사를 했을 때도 팀내 경리가 없어지다 보니 신입사원에게 같은 일이 떨어졌어요."

 

2009년 첫 창업을 했을 때도 세무사가 영수증을 붙여서 1달에 한번씩 가져다달라는 요구를 해왔다. "만드는 것은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인 데 풀로 영수증을 붙이는 일이 '시대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미 '리멤버'에서 100만장의 명함을 직접 입력해준 경험이 있어서, 제가 나서 영수증을 입력해줘야겠다 생각해 '자비스' 서비스를 시작했어요. 하지만 영수증 입력만으로는 안 되는 일이어서, 세무 회계가 무엇인지 아는 데까지 3년이 걸린 것 같아요. 서비스는 바로 시작했지만 부분부분 하나씩 자동화해왔어요."

 

한 세무회계 사무실을 고객으로 시작한 서비스는 현재 유료 계정수 1500개와 무료 계정 3~4만개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영수증 관리는 물론 회사의 금융정보를 한 번에 관리하고 급여관리, 비용내역 자동 회계처리 등을 제공한다. 회사의 영수증, 은행, 카드 등 내역을 복식 부기로 처리해줄 뿐 아니라 대시보드를 통해 회사 데이터, 카드 매출, 매입 등을 연결해 볼 수 있다.

 

자비스의 서비스는 회사 규모에 따라 월 3만3000원에서 10만원선이다. "세무사분들이 직접 이동하며 하던 일을 대신해주고 요즘은 카카오톡으로 간편하게 처리되니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어요. 자비스는 서비스 만족도 조사인 NPS에서 70점 정도를 기록했는데, 애플이 40점을 받은 것과 비교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죠."

 

경리 서비스에 AI 기술을 도입해 성능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 "AI로 계정과목을 분류하는데 커피가 접대비인지 등을 판단하고, 신고할 때도 비용으로 빼줄지 등을 결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데이터는 수기로 모으지만 학습데이터로 AI를 학습시켜면 이전과 유사한 것을 찾아주게 되요."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캡스톤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총 90억원의 투자도 유치했다.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가 강남 본사에서 메트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삼쩜삼'과 '자비스'의 서비스 및 성과에 대해 소개했다. /손진영 기자 son

김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B2B 비즈니스가 성과가 좋지 않고 클라우드를 활용해 소프트웨어를 웹 기반으로 제공하는 SaaS 서비스가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지난해 5개 회사가 공동으로 하는 'SaaS 얼라이언스'에도 참여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활동도 전개했다. 그는 "이 활동을 통해 B2B SaaS 사업에 대한 인식도 많이 개선됐고, 개별 회사도 톡톡한 투자 성과를 거뒀다"며 "현재는 개발자 등을 공동으로 채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리멤버도 그렇고 저희 서비스도 내부에서는 '비가역적 혁신'으로 평가해요. 카카오톡을 쓰다가 안 쓰는 상태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처럼, 한번 세금 신고를 해서 받아보면 안 쓰던 상황으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서비스를 계속 개선할 계획이에요. '삼쩜삼' 서비스를 쓰면 돈이 나온다'는 신뢰를 심어주고 이를 실천해나갈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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