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값이 오르면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2개월 연속 3조원 넘게 증가했다. 시장회복 속도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르고 있어 가계의 상환부담 또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가계대출잔액은 681조635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678조1705억원)보다 3조4652억원 증가한 규모다.
가계대출잔액은 지난해 11월 가장 크게 증가(9조4195억원) 한 뒤 12월부터 3월까지 3조~4조원대로 소폭 감소했다. 가계대출은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기타대출 등으로 구성된다. 금융당국의 규제에 따라 은행들이 신용대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거나, 금리인상, 우대금리 축소 등을 시행하면서 가계대출 증가폭이 소폭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주택담보대출, 가계대출 87%
그러나 문제는 주택담보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 3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은 483조1681억원으로 전달(480조1257억원) 대비 3조424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증가액은 2월과 3월 각각 3조7968억원, 3조4652억원이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의 87%가량을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전세자금대출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난달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10조8381억원으로 전달(108조7667억원) 비교해 2조714억원 증가했다. 한국부동산원 계절조정 전세가격 지수에 따르면 3월 전국 전세가격은 0.53% 올라 전년(0.25%)보다 0.28%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지역의 전세가격도 0.47%로 전년(0.25%)대비 0.22%포인트 올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3월 전세자금대출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했다"며 "신학기 이사철수요와 함께 전세값이 지속적으로 올라 전세자금대출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리상승…상환부담으로 이어져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대출금리 상승에 따라 가계의 상환부담 또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3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0.83%로 지난해 8월(0.8%) 대비 0.03%포인트 높다. 코픽스는 국내 8개시중은행의 예적금 은행채 등의 금리변동을 반영한다.
국내 전체 가계대출 중 3개월, 6개월 단위로 금리를 조정하는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72%수준이다. 이미 대출을 받은 기존 차주를 포함 신규 차주에게도 금리 인상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 등으로 유동성 공급을 계속하고 있고 대출 수요도 있기 때문에 가계부채 규모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며 "장기금리 상승 등으로 대출금리가 계속 오른다면 부채가 부실화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역점을 둔 정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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