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등의결권 전면 허용해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해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직상장한 쿠팡의 '차등의결권'이 주목을 받고 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차등의결권 적용으로 경영권 위협 없이 대규모 자금 유치에 성공해서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벤처기업육성특별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등 차등의결권을 도입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차등의결권이란 일부 주식에 특별히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해 일부 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것이다. 차등의결권 중에는 1주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복수의결권과 소수점으로 부여하는 부분의결권이 있다.
◆제2의 쿠팡 찾아라…마켓컬리, 야놀자, 크래프톤?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 데뷔한 쿠팡은 공모가(35달러) 대비 40.7% 급등한 49.2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시가총액은 약 886억달러(100조6584억원)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 중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시총 3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15일 "쿠팡은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시가총액 기준으로 최대 58조2000억원 수준까지 평가될 수 있고, 최대 4조원 수준의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체인 쿠팡은 이번 상장을 통해 클래스(Class)A와 클래스B, 두가지 주식을 발행했다. 이 중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클래스B 주식을 전량 보유하고 있는데, 클래스B는 1주당 29배의 복수의결권을 갖는다.
차등의결권제로 10%가량을 보유한 김 의장이 77%의 의결권을 확보했다. 경영권 걱정 없이 대규모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뉴욕증시 제도를 충분히 활용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대규모 투자금 유치를 위한 해외 직상장이 국내 비상장 기업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상장을 통해 자금 조달을 할 수 있고, 창업자는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온라인 식재료 판매회사인 마켓컬리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증시 상장 추진 가능성을 내비친 사례가 대표적이다.
제2의 쿠팡을 찾으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마켓컬리를 비롯해 여가플랫폼 기업인 야놀자, 배틀그라운드의 제작사인 게임업체 크래프톤 등의 장외 주식 거래가격이 급등했다.
이날 비상장주식 거래플랫폼 '서울거래소 비상장'에 따르면 마켓컬리, 야놀자, 크래프톤의 장외 주식 거래가격은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각각 57.14%, 460%, 11.51% 상승했다.
◆비상장 기업에게만 차등의결권 부여
정부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을 추진해 비상장 기업에게만 제한적으로 차등의결권을 부여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상법과 한국거래소 상장 규정 모두 차등의결권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도입을 추진하는 건 복수의결권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오는 16일 더불어민주당 규제혁신추진단과 함께 '벤처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규제혁신추진단 현장 정책간담회'를 개최한다. 비상장 벤처기업의 복수의결권 도입에 대한 업계 의견을 청취하고 제도 개선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의 개정안이 반쪽짜리 정책이란 비판도 나온다. 증시에 상장되지 않은 비상장 벤처기업만을 대상으로 하고, 상장 후 3년이 지나면 일반 보통주로 전환되는 '일몰 조항'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글로벌 증권거래소 및 한국 주식시장의 차등의결권 도입현황' 보고서를 통해 런던·뉴욕·나스닥·독일·도쿄 등 세계 글로벌 5대 증권거래소 모두 차등의결권을 허용해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응하고, 자국 기업의 해외 상장을 방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자본시장이 완전 개방된 상태에서 자칫하면 국내 유수 기업들이 잇따라 해외에 직상장할 위험성이 매우 높다"며 "차등의결권제를 전면 허용해 개별기업의 경영권을 보호하고 더 나아가서는 자본시장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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