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 회장이 그룹 경영권 분쟁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성년후견 재판의 가사조사에 들어갔다. 최근 조 회장 자녀들 사이에서 벌어진 경영권 분쟁에도 큰 파장이 예상된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법원은 이날 조 회장의 자택을 방문해 조 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조사한다. 가사조사는 후견을 받을 사람을 대상으로 인지능력, 정신상태, 생활상태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보고서는 재판에 증거로 활용된다. 이 같은 절차가 끝나면 법원은 조 회장을 소환해 심문을 진행하게 된다.
◆조 회장 건강 이상설…경영권 분쟁 시작
한국타이어 그룹 경영권 분쟁은 조 회장이 막내 아들인 조현범 사장에서 모든 지분을 넘기면서 시작됐다. 당시 조 회장의 건강 이상설도 도마에 올랐다.
이번 조사도 지난해 7월 조 회장의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신청한 조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심판에 따른 후속조치다. 조 이사장은 조 회장이 자신이 갖고 있던 한국앤컴퍼니 지분 23.59% 전부를 차남인 조현범 사장에게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넘긴 결정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조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당시 조 이사장은 "그동안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신념이나 생각과 너무 다른 결정이 갑작스럽게 이뤄졌다"며 "이러한 결정들을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 내린 결정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청구 사유를 밝혔다. 또 지난해 8월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도 청구인과 같은 자격을 갖는 참가인 신청서를 내면서 한국타이어 경영권을 둘러싼 일가의 갈등은 극한으로 치달았다.
반면 조현범 사장은 성년후견을 반대하는 취지의 의견을 제출해 조 이사장, 조 부회장과 대립각을 세웠다.
당시 조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조현범 사장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고 그동안 좋은 성과를 만들어 냈다"라며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나이에 비해 정말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데 저의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정말 모르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조사결과 조 회장 정신건강 이상시 변수
이번 법원의 조사에서 조 회장의 정신건강 상태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판명될 경우 한국타이어 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만약 성년후견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최악의 경우 조 회장이 조현범 사장에게 자신의 지분을 넘겨준 것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다. 조 회장이 정신이 온전치 못한 상태에서 이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분 매매 자체가 무효가 되지 않더라도 앞으로 조 회장이 자신의 재산을 조 사장에게 증여 또는 상속하는 것이 막힐 가능성도 있다. 조 회장이 재산 증여와 같은 의사 결정을 할 때 후견인이 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조 사장의 경영권 승계도 불투명해진다. 조 사장은 조 회장의 지분을 매수하기 위해 이 지분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려 조 회장에게 2400여억원을 지급했다. 따라서 이 돈을 조 회장으로부터 다시 받아 빚을 갚아야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할 수 있다. 하지만 조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지 못할 경우 은행 빚 상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영권 승계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반면 법원의 조사에서 조 회장의 건강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날 경우 조 이사장과 조 부회장은 더이상 문제를 제기할 수 없게된다. 사실상 조 사장이 경영권 승계를 굳히게 된다. .
한편 법원의 후견 개시 여부 결정은 이번 조사를 포함해 짧게는 3~4개월 정도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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