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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여는 사람들] 유다은 후카후카스튜디오 "일상속 녹아든 소품 만들래요"

지난달 22일 후카후카스튜디오 사무실에서 만난 유다은 작가. /원은미 기자

"디자이너로서의 제 인생이 이제 막 열리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아직은 서툴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고 있지만 저만의 감성, '말랑말랑'이란 콘셉트로 저만의 디자인이란 길을 개척해보고 싶어요."

 

지난달 22일 서울시 공릉동에 위치한 한 오피스텔에서 디자인 브랜드 '후카후카스튜디오'를 운영 중인 따다(유다은·24세) 작가를 만났다. 따다는 씰스티커와 메모지, 마스킹테이프 등의 문구류와 키링, 핸드폰 케이스, 노트북 파우치 같은 액세서리, 텀블러, 컵, 파우치 등 일상용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후카후카스튜디오는 캐릭터 중심의 문구류를 판매하던 따다 작가가 좀 더 다양한 소품을 만들고 싶어 시작했다. 지난 2018년부터 브랜드명을 후카후카스튜디오로 바꾸면서 심플한 제품 속에 캐릭터가 녹아든 제품을 생산해 왔다. '후카후카'는 '말랑말랑'이라는 뜻의 일본어다. 폭신폭신하고 나른한 기분과 분위기를 좋아하는 따다 작가는 그림을 그리거나 제품을 만들 때도 이런 분위기가 날 수 있도록 브랜드 이름을 지었다.

 

제품 디자인에 관한 따다의 꿈은 오래전인 어린 시절부터 이어졌다. 어렸을 때부터 자신 취향의 소지품을 만들어 가지고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취미로 SNS에 올린 그림을 많은 팔로어가 좋아해 주면서 디자인에 용기를 얻었다. 자신이 쓰려고 디자인한 스티커를 한 팔로어가 판매용으로 제작해달라고 부탁하면서 제품 생산에 착수했다.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따다가 작가가 돼 본인의 사업을 꾸리게 되면서 상상하기 힘든 변화가 찾아왔다. 매일 작업실에 출근해 사이트 주문건과 여러 입점처 입고 등의 택배를 발송하고, 세무 관련 일과를 처리한다. 중간중간 SNS 관리와 CS업무를 하며 신제품 기획과 작업, 발주, 재발주를 진행한다. 작업실 정리와 재고 파악은 물론, 제품 제작과 아트워크 작업 등에도 신경 쓴다. 시간이 부족해 매일 밤 12시를 넘겨 퇴근할 때가 많다.

 

처음에는 브랜드 창업과 제품 구상 및 제작, 제품 촬영·편집, SNS 광고·홍보·마케팅, 홈페이지를 통한 판매까지 모든 것을 혼자서 할 수 있게 될 줄은 몰랐다. 따다는 "현재 온라인 매체와 SNS를 비롯한 여러 채널, 플랫폼들이 발전한 것이 개인 작가로서 활동할 수 있는 힘이 됐다"면서 "개인 브랜드 창업의 진입 장벽이 매우 낮아졌으며 브랜드를 키우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만큼 표절 시비가 붙을 확률이 높아졌다는 우려도 표했다. 따다는 지난 3년간 자신의 디자인과 비슷한 디자인이 쓰인 제품을 발견했다는 소비자들의 신고를 많이 받아왔다. 그러나 디자인은 표절에 대한 기준이 불분명해 처벌이 원활하지 않고 선제적 대응도 어려운 상태다. 결국 개별 디자이너가 윤리 의식을 지키고 스스로 역량을 키워 유명해지는 방법밖에 없다며 팬덤을 형성한 작가들은 팬들이 저작권 보호 노력을 대신해 주기도 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시그니처 컬러·손그림으로 이뤄진 노트북 파우치 제품을 든 유다은 작가. /원은미 기자

따다는 결국 요즘 소비자들은 각자 취향이 있고, 작가들은 저마다의 분위기로 상품을 제작해 판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공스타그램(자신이 공부한 모습이나 자료들을 SNS에 기록하는 것), 유튜브 브이로그(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어로, 자신의 일상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영상 콘텐츠)만 봐도 많은 이들이 스스로 개성에 맞게 책상과 집을 채운 것이 드러난다.

 

후카후카스튜디오도 남의 것이나 유행을 참고하기보다는 자체 콘셉트 구축에 주력하며 후기글을 통해 사용자에 따른 연출을 모니터링한다.

 

지금 후카후카스튜디오의 시그니처 컬러는 '빵 색'이라고 할 수 있다. 빵의 식감이나 촉감뿐 아니라 따뜻한 색감이 브랜드 콘셉트와 잘 맞는다. 아이보리, 브라운, 옐로 같은 색들이다. 베이킹을 하는 작가의 동생이 스튜디오 제품의 색과 디자인에 영감을 주고 있다. 스튜디오 로고는 빵 모양을 비롯해 따다의 손그림, 손글씨 등의 조합으로 이뤄져 있다. 제품에 어떤 로고가 어울릴지 고민하며 제품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방향으로 배치하고 있다.

 

브랜드의 콘셉트, 이미지 구상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군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온 점도 도움이 됐다. 시중에 기존 제품들에서 보지 못했던 새 공법들을 선도적으로 적용해 왔다. 그러기 위해 계속 발품을 팔며 생산 공장들을 다녔고, 현장에서 보고 배운 점들을 제품에 담았다.

 

그렇게 탄생한 대표 제품이 '더블씰'이다. 더블씰은 두 겹으로 된 스티커로, 스티커 속에 스티커가 들어있는 식이다. 포장·진열된 스티커 제품의 디자인을 잘 드러내는 한편, 스티커를 구매하는 소비자들 특유의 아기자기한 감성을 건드렸다.

 

키링 같은 경우에도 프린팅이 지워지거나 가장자리가 날카로워 거슬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각인을 넣고, 끝을 둥글린 디자인을 선보였다. 각인은 기존에 호텔 객실 키의 네모난 키링에만 주로 쓰였던 디자인이다. 작은 디테일이라도 실사용 시에 불편함으로 다가온다면 개선하고, 고유의 손그림과 손글씨를 직접 새긴 것이 아이디어 상품으로 탄생했다. 제작할 때 고려했던 부분을 제품 상세페이지에 풀어놓기도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스토리를 자세히 참고할 수도 있다.

 

후카후카스튜디오의 대표 아이디어 상품인 '더블씰' 스티커. /원은미 기자

후카후카스튜디오를 이끄는 원동력은 직간접적으로 전달되는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따다는 "대만에서 열린 행사에서 제 제품을 구매했던 소비자가 재작년 서울 일러스트페어에 저를 보러 다시 오거나, 홍대 캐리커처 이벤트 참석하기 위해 지방에서부터 출발해 오전 9시에 줄서서 기다리던 분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이렇게 행사나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댓글에서 듣는 말들이 하나하나 기억에 남는다며, 정성스러운 후기를 보내주는 분들로 인해 브랜드 운영이 어려워도 다시 일어선다고 한다. 응원에 힘임어 지난해에는 코로나 시국임에도 온라인 매출 비중이 크게 늘면서 전년 대비 매출액이 50%이상 증가했다. 또 작년에 연매출 1억2000만원 가량을 달성했다.

 

따다 작가는 이제 일상 속에 잘 어우러지는 디자인을 모토로 생활 소품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노트북 파우치나 에어팟케이스, 컵, 그릇 등의 제품은 사용하기 편하고, 어느 곳에서 어울려야 하므로 심플함 속에 귀여움을 가미하려 한다. 그런 제품들이 따다의 취향이기도 해서 본인의 취향을 제작 제품들에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캐릭터나 그림을 전혀 넣지 않은 상품들도 차차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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