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했다. 일명 '동학개미운동'으로 국내 증시를 일으킨 개미(개인투자자)의 부상과 더불어 코로나19 확산세 영향으로 언택트(Untact·비대면) 종목이 인기를 누렸다. 그런가 하면 V자 반등 주역으로 'BBIG주(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주)'가 주목받은 해였다.
전문가들은 2021년에도 이러한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2020년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가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이젠 경기회복 기대감이 아닌, 실질적인 실적 개선 이슈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이 대다수다.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에게 신축년 국내 증시 전망과 투자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2021년 코스피지수 상단 3200
국내 주요 증권사 5곳의 리서치센터장이 제시한 2021년 코스피 평균 예상범위는 '2460~3012선'이다. 지수 최하단은 2300, 최상단은 3200이었다. 대다수 증권사들은 2021년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실적 개선 등을 이유로 코스피지수가 3000선를 뛰어 넘거나 이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1년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요 대표 기업들의 실적 개선 현실화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적 장세로 진입한 것으로 판단, 코스피지수 2600~3200선을 제시한다"며 "지수 상승 속도에 대한 과열은 일부 있지만 기업 실적 상향 조정이 진행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밸류에이션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최석원 SK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밴드 2450~3050선을 제시한다. 2021년 초까지 코로나19 3차 재확산으로 경제지표 둔화가 불가피하겠지만 백신 개발과 재정 지원이 우려를 완화시키고 있기 때문에 시장 관심은 이후 회복에 맞춰질 것"이라며 "특히 국내 시장의 반도체 집중 현상이 배터리·인터넷 플랫폼·바이오 등 고성장 기대 산업으로 분산돼 밸류에이션 부담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상반기 적정 주가 수준으로 상승 이후 추가 상승 모멘텀이 줄어들 것이며, 경제 정상화가 지속될수록 정책 정상화도 병행되면서 하반기에는 성장과 기대에 굴곡이 생길 것"이라며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행정부 출범 이후 대(對)중국 정책이 확인되면서 중국 수출과 우리나라 수혜에 대해 재점검이 필요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1년 코스피지수에 대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2300~2900선'을 제시했다. 정 센터장은 "내년 상반기 중 경기와 기업이익 회복이 가시화되겠지만 대부분 선반영된 만큼 증시를 끌어 올리는 동력이 올해 처럼 강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오히려 경기 회복 과정에서 코로나19 위기로 가려졌던 부작용이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증시 견인 키워드 '실적 개선…BBIG 랠리'
5곳의 증권사들은 2021년 증시를 이끌어갈 종목으로 주로 반도체·2차전지·자동차 등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의 손을 들어줬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삼성전자, LG화학, SK하이닉스,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 등 대형주가 대거 포진했다. 이밖에 엔씨소프트, 네이버, 카카오, 키움증권 등도 투자 유망종목에 꼽혔다. 또 'BBIG'도 여전히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1년에도 언택트와 전기차 수요 증가에 힘입어 BBIG주가 반등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중 삼성전자는 반도체 경기 회복과 가격 상승 영향, 현대차는 신차 효과,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한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2021년 코스피 이익추정치에 높은 기여를 한 업종을 살펴보면 반도체·운송·자동차·화학 등 경기민감주 중심"이라며 "손익분기점 물량이 낮아지는 기업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대표적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모비스·롯데케미칼·포스코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LG화학, 네이버, 삼성바이오로직스, 카카오 등을 유망 종목으로 추천한다"며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개선 및 주주환원정책 기대감, LG화학은 배터리 수요 증가 예상, 네이버는 데이터 뉴딜 기대감 및 언택트 경제 활성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장기 수요 증가에 따른 신규 수주 증가, 카카오는 테크핀 진출 본경화, 언택트 경제 활성화 등을 주요 호재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뜬 '언택트'…새해에도 '현재진행형'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작년 국내 증시에 부상한 '언택트' 종목이 2021년에도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증시 전반을 이끌어나가는 건 반도체·자동차·화학 등 성장 산업일 가능성이 크며, 언택트 종목은 올해 만큼의 강한 상승세는 힘들 것이란 예상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투약 개시에도 완전한 종식이 어려운 만큼 언택트 수요는 지속되겠지만 콘택트(contact) 부문으로 수요가 일부 분산되면서 2020년과 같이 강한 흐름은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정도는 아니어도 언택트는 이제 메가 트렌드가 됐다는 점에서 주가의 완만한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영업이익률과 매출액 대비 잉여현금흐름(FSR) 비율이 높아지는 성장주가 주도주 역할을 지속할 것"이라며 "BBIG지수에 속한 40개 기업을 대상으로 보면 셀트리온·카카오·넷마블·SKC 등이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대형주·경기민감주 위주 투자 유효
리서치센터장들은 2021년 투자 시 대형주와 실적개선주를 중심으로 전략을 짜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2020년과 같은 높은 수익률을 내기 어려운 환경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소형주보단 대형주, 개별 종목보단 시장을 사는 전략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라며 "성장 산업이 다변화되고 기업 실적과 경기 회복이 맞물리면서 역설적으로 순환매 대응이 어려워졌다"고 언급했다. 이에 "짧은 조정 후 재상승 구도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조정 시 분할 매수 전략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0년과 같이 증시 전반의 급격한 하락과 반등 국면에서 실현된 높은 수익률이 2021년에도 반복되긴 어렵다"며 "펀더멘털 대비 높아진 주가에 대한 과열 우려가 누적되고 있는 만큼, 현재 주가 수준을 합리화시킬 수 있는 실적이 뒷받침될 수 있는 업종에 대한 판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특히 상반기 경기민감주, 하반기 이후 기술주·성장주라는 기본적인 틀은 유지하는 가운데 2021년 하반기를 앞두고는 주식 비중을 다소 줄이고 투자 자금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며 "또 가격이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기 때문에 '빚투(빚내서 투자)'는 삼가야 하며, 바이오 업종 등 기대 수익은 높지만 위험이 큰 부문에 대해선 개별 기업에 대한 투자보다는 상장지수펀드(ETF)나 관련 펀드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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