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쇄신 및 흑자전환 이룬 김세호 대표
장기적으로 혁신 브랜딩·소비 트렌드 따른 변화 보여야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잘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지난 6월, 김세호 신임 쌍방울 대표이사가 tvN '유퀴즈온더블럭' 프로그램에 샐러리맨 신화를 쓴 인물로 출연했을 당시 한 말이다. 1978년생인 김세호 대표는 올해 3월 말, 쌍방울 이사회로부터 새 사령탑으로 낙점돼 다음달부터 대표이사 직무를 맡았다. 지난해 6월 차장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지 10개월 만에 역대 최연소 쌍방울 대표가 된 것이다. 2003년 공채 출신으로 입사한 김 대표는 18년 후 회사의 총 책임자가 됐다.
먼저 김 대표는 조직개편으로 경영전략 변화의 시작을 알렸다. 임원과 실무진을 젊은 세대로 교체하고 기업의 분위기 쇄신을 주도했다. 쌍방울은 한 해동안 대대적으로 이뤄진 세대교체를 발판 삼아 2021년을 재도약의 기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영업사원 및 마케팅 담당 출신인 김 대표는 새로운 소비 주역으로 떠오른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상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최근 남성 속옷 최초로 선보인 T팬티가 소비자의 관심을 받았으며 카카오메이커스(카카오 커머스의 주문 제작 플랫폼)와 손잡고 분리형 드로즈, 보온메리 홈웨어 등의 제품들도 론칭했다. 쌍방울은 국내 토종기업으로서 40대부터 70대 기존 고객을 확보해놓은 상태에서 새로운 소비자를 사로잡으려 노력 중이다.
또, 약 1년 전 쌍방울그룹(SBW)이 인수한 비비안(구 남영비비안)과 함께 다양한 신사업 진출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맞서 'KF94 마스크' 생산에 박차를 가한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 10월에는 위생과 안전을 콘셉트로 한 일회용 생리대 '비비안:쉼(休)'을 출시했고, 이후 프리미엄 남성 양말 브랜드 '세르유'를 선보이며 그루밍족(외모에 관심이 많아 자신을 가꾸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 남성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내년도 비비안은 란제리 사업을 넘어서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 전반을 책임지는 제품으로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언택트 흐름에 맞춰 2030 세대를 겨냥해 자사몰 '트라이샵'을 오픈하고 '비비안몰'도 리뉴얼했다. 그 결과 상반기 온라인 매출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350% 급증하는 성과를 거뒀다.
SBW그룹 관계자는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새로운 사업으로 신속히 전환하는 피보팅(Pivoting, 회사가 현재 비즈니스 비전을 중심축으로 삼아 사업전략을 회전·전환·변화시켜 기존의 실패를 메우는 방법) 전략을 앞으로도 시행할 예정"이라며 "코로나 시국을 기회로 만들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흔들리지 않는 SBW그룹만의 전략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그룹의 포부대로, 쌍방울이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려면 중심축이 굳건해야 한다. 마스크 사업이 투자와 판매 면에서 순항하고 있긴 하지만 코로나19가 사라지면 수요 또한 줄어들 것이고, 속옷 외 라이프 스타일 분야로의 확장은 다른 패션 대기업들이 치고 나가는 형국이다. 57년 역사를 지닌 속옷 브랜드로서 전통적인 이미지는 벗고 기술 노하우를 강조한 혁신 브랜딩에 나서야 한다. 여기에 뉴트로, 젠더리스, 친환경 등의 코드를 읽고 이를 신제품 기획에 담아야 한다. 자체 채널·타사 플랫폼과의 협업도 더욱 늘려 국내외 온라인 부문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
속옷시장이 레드오션이라고는 해도 국내 속옷 시장의 기업별 점유율은 4~5% 정도에 그쳐 경쟁을 통해 쌍방울이 확보할 영역은 얼마든지 있다. 쌍방울은 마지막으로 집계된 3분기에 지난 몇년과 마찬가지로(2018년 제외)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흑자전환을 이루고 손실 폭을 줄여 희망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김 대표의 뜻대로 국민이 인정하는 쌍방울이 되려면 소비 트렌드에 맞춰 판매효율을 높임으로써 매출액 증진을 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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