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배정 물량 확대와 관련한 정부의 공모주 제도변경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SK바이오팜부터 시작된 '공모주 열풍'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투기성향'을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에게 많은 기회가 돌아가게 되면 공모주 청약을 위해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 등 '영끌' 요인이 줄어 든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반대로 시장 분위기가 식었을 때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개인 공모주 물량 확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IPO 시장에서 공모주 일반 청약자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개인 청약자에 배정되는 공모 물량은 20%다. 하이일드펀드와 우리사주조합원에 각각 10%, 20%의 물량이 돌아가고 나머지는 기관투자자 몫이다. 하지만 개선안에 따라 하이일드펀드 배정 물량 10%를 5%로 축소하고 줄어든 5%를 개인 청약자에게 돌린다. 우리사주조합 미달 물량은 최대 5%까지 개인 청약자에게 배정한다.
하이일드펀드 물량 축소분(5%)과 우리사주조합의 미달 물량 최대치(5%)가 더해지면 개인 물량이 최대 30%까지 늘어나는 셈이다. 우리사주조합의 미달 물량 배정은 12월 증권신고서 제출 건부터, 하이일드펀드 감축은 내년 1월 증권신고서 제출 건부터 각각 적용된다.
복수 주관사(인수기관)를 통한 중복 청약은 제한된다. 금융당국은 내년 상반기 중 중복 청약 금지시스템(증권사·증권금융)을 구축하고 관련 내용 적용을 위해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할 방침이다.
◆"오히려 간접투자 장려해야"
이번 대책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개인은 대체로 환영의 뜻을 내비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부작용이 뒤따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개인의 이익을 늘려주기 위한 개선안이 오히려 투자 위험성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IPO 시장에서 만큼은 간접투자 방식을 장려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기관보다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가격 결정 능력도 없어서다.
전진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증권발행시장은 성공적인 물량 소화를 위해 적정 공모가를 결정하는 증권사와 기관 간의 계약 시장으로 볼 수 있다"며 "정보 불균형이 심한 만큼 개인은 직접 투자와 공모주펀드 투자 등 간접투자 방식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공모주 열풍 당시 나타났던 양극화 현상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일례로 지난 2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에이플러스에셋어드바이저의 일반투자자 경쟁률은 24.75대 1을 기록했다. 올해 IPO 시장에서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지는 기업의 경우 청약 미달 가능성도, 인수증권회사가 떠안아야 할 부담도 커진다.
김중곤 NH투자증권 ECM(주식발행시장)본부장은 "개인이 청약, 수요예측 경쟁률이 낮은 종목에 대해 배정을 많이 받으면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교직 성균관대 경영대학 교수도 "올해 IPO시장이 핫 마켓으로 형성됐다고 개인 물량을 확대하면 고스란히 그들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같은 의견을 내비쳤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카카오게임즈나 빅히트 같은 인기 상장주가 시장 기대치를 높여 놓았지만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이 저조할 경우 매력 없는 종목이란 인식이 커질 것"이라며 "개인 물량을 10% 안팎 늘려 준다고 해서 해결될 부분이 아닌데 금융당국이 헛다리를 짚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모주가 초과이익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 만큼 과열된 분위기를 의식해 제도를 바꿨다가 개인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투기적 성격이 짙어진 현재 공모주 시장의 분위기만 더 과열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부 종목의 공모주 산정 논란도 그렇고 최근 공모주 시장 분위기나 신규 상장종목의 주가는 이성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하다"며 "결국 무조건 돈을 벌 수 있다는 투기심리로 자금이 몰렸는데 공모주는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