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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빛 바랜 K-방역

미국 시민권자인 지인 A씨는 내년 초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이후 서울에만 머물던 이 가족이 미국행을 결정한 것은 다름 아닌 '백신' 때문이다. 미국 제약사인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벌써 승인 단계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까지 속도를 내며 연내 백신 접종이 가시화 됐다.

 

토종 한국인은 그저 부러울 뿐이다. 코로나19 종식 희망으로 가득찬 그들의 연말이, 우리에게는 말 그대로 '남의 나라 일'이니 말이다. 1년 안에 백신을 개발하는 것은, 막대한 자금과 수십년의 경험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경력이나 규모 면에서 한참 부족한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이 따라잡기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백신 확보는 다른 얘기다. 이미 수억도즈의 코로나19 백신을 선점한 미국, 유럽과 일본과는 달리, 한국은 여전히 협상 진행 단계다. 외신들은 한국 정부가 백신의 안전성을 확인할 때 까지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코로나19가 잘 통제되고 있어 그만큼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정부가 믿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K-방역이다. 국내에서도 3차 유행이 시작되고 있지만 수만명에서 수십만명의 확진자가 쏟아지는 해외에 비해 우리 상황이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모두가 지쳐간다. 확산 초기 활주로 봉쇄 없이 이만큼 버텨온 것은 밥벌이를 포기한 국민들과, 일상을 모두 쏟아부은 의료진의 희생이 있기에 가능했다.

 

출시가 임박한 코로나19 백신의 예방률은 95%에 달한다. 다수의 부작용과 배송 문제를 극복해야 하겠지만 결국 이 상황을 끝낼 수 있는 건 백신 밖에 없다. 서두르지 않으면 한없이 뒤쳐진다. 독감 백신 사례에서 봤듯, 국내 백신 운송의 시행착오를 거칠 시간도 벌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주목받던 K-방역은 백신 앞에서 순식간에 빛이 바랠 것이다. 일상을 되찾는 선진국을 바라보며 박탈감 마저 견뎌낼 인내심은 이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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