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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증권일반

'개미무덤'될라… 공모주 개인물량 확대 무용론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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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배정 물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모색돼왔던 '공모주 배정 규정안'이 무용론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현행 공모주 제도가 자금 동원력이 적은 개인투자자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대형 공모주들의 연내 상장 일정이 마무리 단계인 데다 상장 초기 강세를 보였던 일부 공모주들도 줄줄이 하락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소액 청약자의 공모주 투자 기회가 제한된다는 비판보다는 개인 물량을 늘렸을 때 동반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개인 공모주 비중 확대안' 일단 보류… 공청회 예정

 

30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증권 인수 업무 등에 관한 규정'의 개정을 늦추기로 했다.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일반 투자자 몫으로 배정된 공모주 20% 중 절반 정도에 대해 소액 청약자 우대, 추첨제 배정을 적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으나 이에 따른 후유증을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은 탓이다.

 

기관에 주어진 우리사주 청약 미달분을 개인에게 돌리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이렇게 될 경우 개정이 되면 개인이 받을 수 있는 공모주 물량은 25~3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잠정 보류' 상태가 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다 신중히 결정하고자 의견을 종합하는 단계"라며 "세부적인 논의를 위한 업계와의 공청회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어 "구체적인 확정안이 나올 때까진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행 금융투자협회 규정을 살펴보면 코스피 상장 기업의 경우 공모 물량의 20% 이상을 개인에게 배정해야 한다. 반면 기관은 상대적으로 받을 수 있는 물량이 많았다. 개인 물량 20% 이상과 하이일드 펀드 10% 이상, 우리사주 조합원 20% 제외하고 나머지를 모두 가져갈 수 있다. 기관이 가져갈 수 있는 최대 몫이 최대 50%에 달한다.

 

공모주 과실이 기관과 외국인에게만 돌아가고 있다는 비판은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빅히트로 이어지는 대형 공모주의 IPO에서 비롯됐다. 공모주를 받길 원하는 개인은 통상 이틀간 진행되는 청약기간 동안 증거금의 50%를 입금해 신청을 완료한 후 배정 결과가 나오는 날까지 나머지 잔금의 50%를 넣어야 한다. 많은 증거금을 입금할수록 주식을 많이 받게 되는 구조다.

 

증시에서 '공모주 열풍'이 일어나며 경쟁률이 높아지자 개인들 사이에서 불만이 끊이질 않았다. 여론을 의식한 금융당국이 제도 개선을 추진했던 이유다.

 

◆오히려 '개미무덤' 키울 수 있어… 무용론 우세

 

하지만 최근엔 반대 여론이 더 우세하다. 증시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IPO 시장 유동성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개인이 잘못 진입했다가 오히려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대형 증권사 IPO 담당자는 "일 년에 두 번 있는 명절 때 고속도로 톨게이트의 혼잡 상황을 막기 위해 평소 사람 없는 도로 전체를 공사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빅히트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단순한 기대감에 투자하는 개인은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빅히트의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빠지며 당분간 공모주 분위기는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공모주 열풍은 빅히트의 내림세와 함께 잠잠해진 분위기다. 최중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공모 시장이 과열국면에서 냉각국면으로 전환됐다"며 "이달부터 12월까진 집중된 수요예측 일정으로 인해 공모희망가 대비 공모가가 더욱 낮아지는 추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개인의 이익을 늘려주기 위해 개선한 제도가 반대로 손실을 키울 수도 있다는 얘기다.

 

주목도가 떨어지는 종목의 경우 인수증권회사가 떠안아야 할 부담에 대해서도 걱정의 목소리가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인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공모주 종목은 1년에 3~4개뿐"이라며 "이런 경우에만 맞춰 개인 물량을 늘리면 매각되지 않을 시 인수회사의 부담이 너무 커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결국 높은 밸류에이션(가치대비 주가수준)에 설정되는 '인플레이션' 현상이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이다. 위 IPO 담당자는 "비이성적인 가격에도 수요가 뒷받침되며 몸집만 커진 탓"이라며 "개인도 학습효과를 바탕으로 공모주 투자전략이 진화할 것이다. 주관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고 들었는데 섣부른 개선보다는 시장에 맡기는 것이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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