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광글라스가 군장에너지, 이테크건설과 합병을 앞두고 주가 상승과 회사채 완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과정에서는 한 자문사와 소액주주들의 '주주행동'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시장가격이 아닌 순자산가치를 활용한 삼광글라스의 합병은 다른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삼광글라스는 오는 31일부터 합병회사 'SGC그룹'으로 재탄생 한다. 지난달 29일 진행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군장에너지, 이테크건설 투자부문 인수·합병안을 최종 승인하면서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삼광글라스는 '유리그릇' 회사에서 '종합에너지기업'으로 진화한다.
◆ 기업가치 재평가로 주가↑
삼광글라스 주가는 올해 들어 29% 가량 올랐다. 또 군장에너지는 18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물량을 모두 완판시켰다. 3사의 합병이 결정된 후 기업구조 재평가에 대한 기대가 실렸다는 평가다.
기업 가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주목받은 이유는 소액주주들의 '주주행동'이 영향을 미쳤다. D&H투자자문사와 소액주주(이하 디앤에이치연합)가 삼광글라스의 주식 가치를 낮게 평가한 3사 합병안에 반대 목소리를 냈고, 결국 삼광글라스는 당초 시장가격이 아닌 순자산가치로 재평가해 합병비율을 조정했다.
당시 '주주행동'을 이끌었던 자문사 관계자는 "최종 합병안도 만족할 순 없지만 상장사 최초로 시장가격이 아닌 순자산가치를 반영해 기준가액을 산정하게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자본시장법상 상장법인의 합병가액을 결정할 때 시장가격으로 결정한다. 다만, 주가가 회사의 주당 자산가치보다 낮을 경우에는 순자산가치를 쓸 수 있다. 하지만 이 법은 국내 자본시장에서 한 번도 적용된 적 없다. 대게 대주주들은 상장사 주식 가치가 저평가 됐을 때를 활용해 본인들의 지분이 높은 비상장사와 합병해 지분률을 끌어올리는 방식을 이용해왔기 때문이다.
삼광글라스는 지난 3월 이테크건설과 군장에너지와 합병을 추진해왔다. 삼광글라스와 이테크건설을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으로 분할한 뒤 두 회사의 투자부문을 군장에너지와 합쳐 지주사를 만드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삼광글라스는 합병 기준가액을 2만646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최근 10년 래 최저가를 기록하고 있을 때였다. 반면 이테크건설의 투자부문의 가치는 주당 23만5859원, 군장에너지는 주당 6만7137원으로 책정했다. 이러한 결정에 대해 디앤에치연합은 삼광글라스 회장 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이테크건설, 군장에너지 기업 가치는 최대한 높이고, 삼광글라스의 가치는 낮추는 방식으로 합병 후 회장 일가의 지분을 높이려는 '꼼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삼광글라스의 적절한 기준가액은 8만1387원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소액주주가 지배구조 개선
이후 삼광글라스는 기준시가를 10% 할증한다고 공시했다. 합병 가액 산정의 기준이 되는 삼광글라스의 주식 가치를 기준시가 대비 10% 더 얹어주겠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코로나19 영향을 재검토하고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라 10% 할증한 금액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광글라스, 이테크건설, 군장에너지의 1주당 합병 가액은 1 대 3.22 대 2.14로 산정됐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또 다시 증권신고서를 정정할 것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삼광글라스는 기준가액을 3만6451원으로 제시했다. 이번에는 디앤에이치연합의 요구대로 시장가격이 아닌 자산가치를 기준으로 했다. 합병비율은 1 대 2.57 대 1.70으로 초안보다 삼광글라스의 상대적인 가치가 다소 높아졌다. 금감원은 효력발생 승일을 내줬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서 디앤에이치연합은 반대의사를 밝혔고, 국민연금 역시 삼광글라스 임시주주총회에서 회사의 분할 및 합병·분할합병에 반대표를 던졌지만 주주총회에서 승인되면서 합병이 결정됐다.
비록 디앤에이치연합이 요구했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삼광글라스 주주들은 50% 수준의 손해를 막아냈다. 합병 시 삼광글라스 1주당 가격이 2만6000원에서 결정될 수 있었으나 이를 3만6000원대로 끌어올렸고, 현재 주가는 3만9000원을 넘어선 상태이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광글라스가 당초 2만6000원의 기업가치를 평가 받고 합병을 했다면 주가가 지금 수준까지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똑똑한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의 문화를 새롭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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