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 부담 줄이려는 '왕개미' 연말 매도 가능성↑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연말 '매도 폭탄'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개인투자자의 코스닥 사랑은 계속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지수 폭락의 정점이던 지난 3월을 제외하고 매달 순매수 행진이다. 반면 기관투자자는 코스닥 시장에서 물량을 쏟아내는 중이다. 대주주 요건 지정을 피하기 위해 개인의 매도 압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에 '코스닥 개미'에겐 주의보가 발동됐다.
◆'동학개미', 코스닥 사랑은 여전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이달 들어 이날까지 코스피시장에서 1조710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며 45조3536억원 규모를 사들였던 개인의 투자포지션은 이제 전환됐다. 월간 단위 개인 순매도는 지난해 12월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렸던 개인투자자의 주식 매수세가 종지부를 찍었다고 볼 수 있다.
코스닥 시장은 다르다. 개인은 이달 코스닥 시장에서 1조436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이 1조943억원, 외국인이 945억원의 매물을 쏟아내는 상황에서 지수를 지탱하고 있다. 21일까지 기준으로 지난 9월(2조2909억원)과 8월(1조7384억원)다음으로 올해 최대 규모 순매수다. 코로나19 이후 가파른 반등세를 보이던 4월(1~21일) 1조409억원보다도 많이 샀다. 코스닥시장에선 여전한 구원투수인 셈이다. 추석 연휴와 한글날 연휴(3거래일)로 휴장했음에도 나온 결과다.
◆대주주 요건 강화로 매물 폭탄 '주의보'
문제는 연말 주가 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이다. 정부는 개인의 거센 반발 속에도 주식 양도 차익에 세금을 물리는 대주주 요건을 주식 보유액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일 다시 한 번 기존 입장을 반복한 가운데 세대 합산 범위와 관련해서는 추가 논의의 여지를 남겨둔 상태다.
시장에선 양도소득세를 물리는 대주주 요건이 대폭 강화된 만큼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코스닥 시장은 외국인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개인 수급에 따라 움직이는 만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투자 추정치에 따르면 개정안에 추가로 포함되는 과세 대상 보유 주식액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을 합쳐 41조6000억원에 달한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수급 이슈는 코스피보다 개인 매매 비중이 더 높은 코스닥에 큰 타격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미국 대선으로 인한 변동성이 있더라도 연말까진 코스피가 상대적으로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주식 보유액이 많은 개인은 과거에도 납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연말이 되면 어김없이 매물을 쏟아낸 바 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12월에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순매도했다. 이 기간 개인의 12월 평균 순매도액은 코스피 2조338억원, 코스닥 418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순매수 비중이 높거나 수익률이 높은 업종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주주 요건 강화는 개인의 수급 영향력을 낮출 요인"이라며 "주요 수급 주체였던 개인의 비중 변화는 연말 증시를 좌우할 중요 변수"라고 분석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과거보다 개인의 연말 매도 물량이 강화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개인 비중이 높은 중소형주의 상대적 부진과 종목별 변동성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해당 업종으로는 코스피에선 헬스케어와 소프트웨어를, 코스닥에선 헬스케어를 꼽았다.
◆코스닥 1조4000억판 기관, 가치주는 담았다
소외당했던 경기민감주가 회복 조짐을 보이는 것도 '코스닥 주의보'를 뒷받침한다. 성장주보다는 가치주, 방어주보다는 경기민감주의 반등이 나타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코스닥시장은 헬스케어 섹터의 비중이 약 28.5%를 차지한다. 김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가치주 중심으로 실적 전망치 상향 조정이 이뤄지면서 성장주와의 실적 격차가 축소됐다"고 했다.
이는 기관 동향에서도 추측할 수 있다. 기관은 이달 들어 20일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1조1000억원 가까이 팔아치웠지만 코스피 시장에선 고작 124억원 파는 데 그쳤다.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코스닥 매도 규모가 크다. 이 기간 기관의 순매수 상위 10종목은 모두 경기민감주 혹은 가치주로 분류되는 삼성전자, 롯데케미칼, 포스코,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 KB금융, 하나금융지주, 현대백화점, SK케미칼, 한국전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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