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의 '대출금리산정 모범규준' 발표를 앞두고 증권사가 금리 인하를 준비하고 있다. 모범규준이 나오는 대로 사내 '신용공여금리 심사위원회'를 열어 인하 수준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1일 모범규준 발표를 앞두고 최종 조율작업을 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진 바 없지만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를 매월 산정하도록 하는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증권사가 산정한 신용융자이자율의 합리성을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게된다.
이는 '규준'이기 때문에 강제성은 없다. 다만 금융당국과 함께 만든 규준이기 때문에 증권사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실제 증권사들은 역시 모범규준에 따라 매월 1회 신용융자금리를 점검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다.
아울러 금리 인하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사실상 증권사 신용 이자율이 과도하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서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28일부터 신용거래 이자율을 8.5%로 0.5%포인트(p) 내렸고 삼성증권도 비대면개설 계좌 신용 이자율을 기간에 따라 0.7%p~1.0%p 인하했다.
메리츠증권은 체차법에서 소급법으로 바꾸면서 11월 9일부터 최대 1%p 금리를 인하한다. 체차법은 대출기간별로 각기 다른 이자율을 적용해 합산하는 방식이고 소급법은 최종 보유기간 기준으로 이자율을 산정하는 방식이다.
이어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현대차증권, 교보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대부분의 증권사가 모범규준 발표 후 금리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간별로 다르지만 30일을 기준으로 신용융자 이자율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은 소급법을 적용하고 있고, 16~30일 기준 이자율은 9.0%다. 부국증권은 체차법을 적용한 9.0% 이율을 적용하고 있다. 실제 전체 세전이익에서 신용공여 등 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키움증권(44.1%)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키움증권이 신용융자이자율을 인하할 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다만 증권사가 정부의 방침에 따라 '울며 겨자먹기'로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증권사 별로 조달금리가 다르고, 은행 대출과 달리 상당한 위험부담을 안고 대출을 해주기 때문에 증권사의 신용융자 이자율이 '규제'의 영역에 들어가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은행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증권사는 조달금리가 더 낮을 수 밖에 없고, 한국증권금융이 증권사에 빌려주는 이자율도 다 다르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 가산금리를 매달 공시하게 해 일률적으로 줄을 세우면 소비자의 오해만 불러일으키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했다.
이어 그는 "게다가 은행과 달리 증권사 신용융자는 고객의 신용등급 등 각종 심사 없이 바로 돈을 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상당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영역이다"면서 "이러한 점을 고려하지 않고 은행의 이자와 비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증권사의 자금조달 수단도 다르고, 조달금리가 다르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수치나 기준을 강제하지 않고, 제도 안에서 각 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는 규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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