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2년까지 3조원을 투자해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를 모으는 '데이터댐'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급하게 추진하다 보니 품질에 문제가 생기고, 구체적 목표 없이 데이터를 모으는 것은 예산 낭비가 될 우려가 크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또 정부가 데이터 사업에서 문제 소지가 큰 저작권과 초상권 문제를 해결해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진형 중앙대 석좌교수는 지능정보산업협회가 JW메리어트호텔 서울에서 개최한 'AIIA 10월 정기 조찬포럼'에서 'AI 능력과 한계, 거품, 그리고 겨울'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정부가 데이터와 AI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데이터 댐'이 핵심으로 AI에 활용하기 위해 데이터에 필요한 형식이 있는데, 관련 없는 기업이 정부의 돈을 받고 만들어주는 데이터는 쓸모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문제를 지적했다.
김 교수는 "AI 개발에 활용할 사람이 직접 데이터를 만들어야만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며 "과제 선정업체가 얼굴인식으로 데이터를 만들 때, 같은 사진을 조명만 바꿔가면서 백만장씩 데이터를 만들어봐야 쓸만 한 데이터가 거의 없고, 급하게 기한을 줘 품질도 보장되기 어렵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이어 "두달 동안 뚝딱 만든 정부 사업에 수 조원, 수십 조원을 투자하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고, 오히려 '과유불급(過猶不及)'으로 너무 많은 돈을 단기간 투자하면 생태계가 무너질 수도 있어, 시간을 두고 신중을 기해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정부가 저작권·초상권 문제를 해결하지 못 하면 기업이 기껏 AI에 정부 개방 데이터를 학습시켜 썼는데, 데이터 소유자가 왜 사용했냐고 시비를 걸 때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현재는 정부가 해결해주지 않고 중소기업이 책임을 져야 하는데 이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배달 서비스가 자동화되고, 웨이모가 완전 무인 택시 서비스를 조만간 시작해 무인화 서비스가 우리 곁으로 오고 있다"며 "오픈에이아이가 개발한 AI 언어모델인 'GPT3'가 각광을 받고 있는데, 사람이 500자의 스토리를 쓰면 AI가 나머지 500자를 완벽하게 써 '제너럴 AI'가 나오는 게 아니냐는 논의가 나올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또 AI가 '메타 알고리즘'으로 지식을 쌓고 자기들끼리 아이디어를 얻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다만, AI의 딥러닝은 엄청난 데이터를 요구하는 데, GPT3만도 1830억 파라메터의 심층 신경망과 5억개의 단어를 학습시키는 작업이 필요했고, 훈련을 위해 고가의 V100 GPU 하나를 사용하면 200년이 소요된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적은 데이터로 훈련시키는 '그린 AI'도 연구되지만 아직은 초보 수준이라는 것.
김 교수는 또 "AI의 딥러닝은 배운 것만 알아, 학습한 트럭과 모양이 다를 경우 인지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 사고가 유발될 수 있고, 2%만 화면을 밝게 바꿔도 이를 알지 못 한다"며 "설명이 안 되는 '블랙박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명 가능한 AI'도 개발하고 있지만, 다시 이전 기술로 회귀해 '지식기반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AI가 연관관계는 잘 알지만 인과관계는 몰라, 스위치를 켜서 불이 들어왔는지 불이 들어와 스위치가 켜졌지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벤처 투자 전략' 발표를 통해 "2000년대 인터넷 버블로 네이버가 나왔고 모바일 버블이 생기면서 카카오가 부상했다"며 "최근에는 바이오 버블 때문에 문제가 되기도 했는데, 다음에는 인공지능 버블로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기업에 투자할 때도 사람이 대한 평가가 가장 중요한 데, 처음에는 창업자가 왜 창업했고 최근 5년에서 10년 간 살아온 흔적을 중요하게 평가한다"며 "마케팅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기술이 더 중요한 데, 국내에서도 기술성 평가를 통한 상장이 가능해 뛰어난 기술력이 가진 회사가 더 좋은 평가를 받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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