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서치센터의 기업분석보고서가 신뢰를 잃고 있다. 투자자들이 정작 듣고 싶은 내용은 부족하고, 기업의 좋은 점만 부각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증권업계에선 기업분석보고서가 증권사 영업과도 연관되어 있어 부정적인 보고서를 작성하기 힘든 환경이라고 말한다. 최근에는 정부 정책에 반하는 보고서를 내는 것도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전해진 '니콜라 발(發)' 악재로 니콜라와 협업이 기대됐던 한화솔루션 주가는 3일 연속 하락했다. 21일 7.4% 급락한데 이어 22일 2.79%, 23일 3.26% 떨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DB금융투자는 "단기 조정은 아쉽지만 이를 비중 확대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코멘트를 단 보고서를 내놨다. 다른 증권사들은 공식적인 보고서를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니콜라와 협업 기대감'으로 목표주가를 최대 8만원까지 높였던 증권사들이 가격을 재조정하지 않는 모양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리서치센터 기업분석보고서는 단순 악재라도 내용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를 알려줘야 하지만 항상 '매수의 기회'라는 말로 투자를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을 기준으로 최근 1년 간 '매도' 리포트를 낸 국내 증권사는 4곳에 불과하다. 그것 마저도 전체 투자의견 중 '매도 의견'의 비중은 0.6% 수준이다.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기업에 대해 적극적인 매도 의견 혹은 악재를 우려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지 않는 이유는 해당 보고서가 '영업'에 활용되기 때문이다. 기업분석보고서는 증권사 지점에서 고객에게 투자 상품 혹은 종목을 추천할 때 이용되기도 하고, 계열사로 자산운용사가 있는 경우 기관투자가를 설득하는 데 활용되기도 한다.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기업과의 관계' 때문이다. A기업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내면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애널리스트가 A기업으로부터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어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에 한 애널리스트가 A기업의 분석 보고서를 부정적으로 썼다가 다음 탐방 때 초대를 받지 못하기도 했다. 또 증권사와 기업과의 관계에서 대기업일 수록 해당 증권사와 다양한 금융거래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정부의 눈치를 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뉴딜금융, 반복되는 정책 지원으로 주주 피로감은 확대 중'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가 삭제된 사건이 발생하면서다.
해당 증권사 측은 "외압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원이 직접 내렸다"면서 "쓴 의도와 달리 기사가 나오고 이슈화되니까 부담스러워서 자진 회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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