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규제 입장 보인 후 하루 평균 1500억원 증가
일부투자자, 신용대출 ‘골든타임’ 인식
이번주가 신용대출의 마지막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대형증권사가 앞장서서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서기 시작했고 금융당국도 규제 방안을 내겠다는 입장이어서다. 소식이 전해지자 투자자들 사이에선 "대출받을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얘기가 들린다.
‘빚투(빚내서 투자)’ 잔고는 역대 최고치를 매일 쓰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전일보다 0.52% 늘어난 17조902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거래일(18일) 잔고는 18억원을 넘어섰을 가능성이 크다. 연초(9조2000억원)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증권사들도 신용공여 한도가 위험 수위에 도달한 것으로 보고 조치에 나섰다. 금융당국이 가계 대출 증가세에 대한 우려를 계속 내놓자 대형증권사를 중심으로 신용대출 중단 발표가 이어지는 중이다. 신용거래를 중단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신용융자 대출 잔고가 17조원을 넘어섰던 지난 9일 이후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NH투자증권이 신용융자를 멈췄다.
규정된 신용공여 한도를 맞추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200% 이내(100%는 중소기업·기업금융업무 관련 신용공여로 한정)로 제한된다.
이 외에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은 신용융자 신규 거래를 유지하는 대신 예탁증권담보 대출을 막았다. 증권사에 자금을 조달하는 한국증권금융은 이미 지난 3월부터 재원이 바닥나 유통융자 제공에 소극적으로 나섰다는 후문이다.
당분간 대출을 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신용융자를 늘렸다는 분석도 있다. 아직 신용융자를 진행하고 있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 주(14일~18일) 동안 신용거래 신청이 부쩍 늘었다"며 "문턱이 높아지기 전에 막차를 타려는 투자자들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주장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금감원이 지난 14일 주요 5대 시중은행 여신 담당 임원과 화상회의를 열고 신용대출 증가 속도를 늦출 것을 주문하자 이후 3일 동안 신용대출이 1조1200억원 넘게 불어났다.
증권사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같은 기간(14~17일) 약 4540억원의 신용융자 대출이 늘었다. 하루 동안 1513억원씩 증가한 셈이다. 올해 하루 평균 증가금액(485억원)보다 3배 이상 높다. 시장에서 '신용대출 골든타임'이란 얘기가 나도는 이유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젠 초저금리 시대가 부른 정상적인 수요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밸류에이션(가치대비 주가수준) 부담이 커지는 만큼 조정기가 왔을 때 반대매매 등으로 인한 충격이 우려된다. 더군다나 '빚투' 투자자들은 주가 변동성이 큰 종목에 베팅하는 성향이 있다. 대체로 고위험·고수익 투자자다. 최대 9.5%(61일~90일) 수준에 달하는 신용대출 이자보다 기대수익률을 높게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조정 가격과 현재 주가 간 간격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외상으로 산 주식(미수거래)에 대해 결제 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황세운 상명대 DnA랩 객원연구위원은 "상승장 때는 신용비율이 문제 되지 않는다"면서도 "주가가 하락할 경우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입 통지)을 맞추지 못하면 반대매매가 돼 낙폭이 커지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테마성 종목들이 아닌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실적이 건실한 지를 따져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신용대출이 어디로 흘러들어 갔는지 면밀히 분석한 뒤 이번 주쯤 핀셋 규제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저소득층보다는 고신용·고소득층이 규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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