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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여는 사람들] 김광종 IR비즈넷 대표, 1세대 IR컨설턴트의 길

1998년 증권시장 뛰어들어 22년… 290여곳 IPO 이뤄

김광종 IR비즈넷 대표이사.

자본시장엔 다양한 활동과 수요가 공존한다. 투자자는 정확하고 빠른 정보를 요구하고 기업은 잠재적 가치를 끌어내기 위해 주가관리 경영정책을 펼친다. 증시에서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는 가치 있는 기업 정보를 전달할 의무가 있다.

 

이렇듯 서로 다른 입장의 시장 참여자에게서 원활한 소통을 이뤄내는 것이 IR(Investor Relations)이다. 경영 컨설팅과 마케팅, 기업홍보까지 체계적으로 이뤄진 하나의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 단순히 투자설명회라는 말로 IR을 정의할 수 없는 이유다.

 

시장에 소통창구로서 반드시 존재해야 함에도 IR의 역사는 짧다. 1990년대 후반만 해도 증권가에서조차 IR은 생소하게 받아들여졌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IR 시장에 뛰어든 지도 벌써 22년. 김광종 IR비즈넷 대표이사(53)는 22년을 최일선에서 뛰었음에도 IR 시장에 대해 "여전히 새롭다"고 말한다. 메트로신문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IR비즈넷 사무실에서 대한민국 1세대 전문 IR 컨설턴트인 그를 만났다.

 

◆광고기획자에서 IR 컨설턴트로

 

김 대표는 광고 기획자로서 첫 발걸음을 뗐다고 소개했다. 기업의 장점을 발굴해 소비자에게 그 가치를 전달했다. 그러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증권시장에서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이 왔다. 국내 최초의 IR 기업인 IR코리아 창업주 고(故) 김형주 대표가 "금융시장 선진국인 미국의 IR 시스템을 국내에 도입해 키워보자"고 손을 뻗었다.

 

당시 국내에 전문 IR 회사는 단 두 개에 불과했다. 김 대표는 여기서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도전을 통해 미지의 세계를 경험해보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IR컨설턴트로서의 22년 삶은 그렇게 시작됐다.

 

IR코리아에 입사한 후 2년은 기억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빠르게 흘러갔다. IT 강국을 이뤄내겠다는 김대중 정부의 정책적 목표 아래 벤처기업이 폭발적으로 생겨났고 코스닥시장도 활성화될 때였다. 실무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2000년 6월 30대의 젊은 나이에 자회사인 IRPR코리아의 전문경영인(CEO)을 맡게 된다. 현장에서 뛰며 독립을 결심한 그는 2002년 작은 사무실을 얻어 지금의 IR 비즈넷을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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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IR비즈넷

◆신뢰할 수 있는 IR…함께 성장하는 과정

 

IR비즈넷의 시장 점유율은 낮지 않다. 한국거래소와 금융위원회가 목표로 하는 연간 기업공개(IPO) 건수는 100곳 정도다. 이 중 15~20% 수준을 IR비즈넷이 맡고 있다. 많게는 한 해 동안 15곳까지도 해낸다. 직원 수가 13명에 불과한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수준이다.

 

이렇게 김 대표가 22년 동안 IPO를 도맡은 상장사는 290여 곳에 이른다. 경험을 통해 축적한 정보는 고스란히 IR비즈넷의 데이터베이스가 됐다. 혁신적인 사업 아이템과 기술력으로 성장 가능성을 갖춘 스타트업에 투자자들에게 효율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맞춤형 인프라를 지원하는 것이 그의 사명이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좋은 IR은 무엇일까. 그는 IR을 '신뢰'라는 키워드로 압축했다. 그는 "투자자와 반드시 사실에 근거해 소통해야 하며 리스크 관리 경영정책에 대한 신뢰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는 기업이 숨기고 싶어 하는 위험요소까지 들여다보기를 원하고, 이를 요구하는 것은 투자자로서의 당연한 권리다. 그렇기에 기업은 리스크관리에 관한 경영체계에 대해서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신뢰는 일관성 있는 IR 정책에서 나온다'는 것이 김 대표의 철학이다.

 

그는 "안정성과 성장성을 모두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는 것이 IR의 목표"라며 "신뢰를 구축해 실적이 좋을 때와 그렇지 못할 때의 차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IR을 맡은 기업이 좋은 성과를 냈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나무를 키우듯 작은 회사에서 인정받는 중견 기업까지 성장했을 때 얻는 달콤함은 IR비즈넷과 그를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다.

 

스타트업부터 함께했던 한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현재 시가총액 수 천 억원대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는 "기업의 성장 과정에 일조했다고 느꼈을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일터, IR 랜드마크

 

김 대표는 자신을 '대표사원'이라고 소개한다. 처음 CEO 자리를 맡아 경영에 뛰어들 때부터 그랬다. 지치지 않고 실무에서 뛰겠다는 의지다. IR비즈넷은 김 대표를 필두로 기획, 분석, 홍보, 디자인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두 한 팀으로 움직인다. "우리 직원들은 일당백"이라는 그의 말에서 직원들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그는 선진 금융시장보다 한국의 IR 현황과 시장 인프라는 한참 부족하다고 했다. 국내 IR시장이 무궁무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혁신성 있는 사업 아이템을 지닌 스타트업이 잠재적 기업가치를 알리지 못해 정체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이렇듯 아직 개발되지 않은 미지의 영역에서 IR비즈넷을 업계의 랜드마크로 만드는 것이 김 대표의 꿈이다. 벤처·스타트 기업엔 국내외 다양한 투자기관과 접점을 마련해주고, 투자자에겐 올바른 기업가치를 알려 자본시장과 창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돕는 것. IR 컨설턴트로서의 사명감이기도 하다.

 

2002년 처음 창업할 때부터 가슴에 품어왔던 목표도 있다. 직원들이 행복한 회사가 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우리 식구들이 자신의 미래를 스케치할 수 있는 일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에게 있어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가치다.

 

그의 사무실 한쪽엔 흠집이 가득한 피겨스케이트화가 걸려 있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딸의 것이다. 그의 하루는 낡아빠진 그 피겨화를 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피겨는 빙판에서 아름다운 피날레를 선보이기 위해 수 천 번 넘어졌다 다시 일어선다. 상장사 역시 마찬가지다. 증권시장에서 꽃 피우기까지 무수한 노력이 뒷받침된다. 지난 22년 동안 김 대표는 이 모든 과정을 함께했다. 1세대 IR 컨설턴트로서 걸어왔던 길과 피겨스케이트 선수 아버지의 삶은 묘하게 같은 굴레를 이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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