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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증권일반

‘빚투’ 수혜 증권사 뭇매…숨죽인 '한국증권금융'

서울 여의도 한국증권금융 본사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금리 인하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증권유관기관인 한국증권금융의 금리인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늘며 연 10% 안팎의 높은 이자를 받았던 증권사는 고금리 장사라는 비판이 잇따르자 금리를 내리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일각에선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17조원에 달하며 또 다른 수혜자인 증권금융 역시 투자자를 위한 혁신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9거래일 연속 증가하며 16조9548억원을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 최근 6개월 추이. /금융투자협회

◆ '고금리 장사' 압박에 금리 내리는 증권사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6조9202억원을 기록했다. 9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기록하며 1998년 집계 이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전날(16조9548억원)보단 소폭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일부 대형증권사는 신용공여 한도 관리를 위해 대출을 멈추기도 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달부터 신용융자 신규 거래와 예탁증권담보대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이미 지난 7월 증권담보대출을 중단한 바 있다.

 

신용거래융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며 자연스레 금리가 높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커졌다. 증권사 신용융자 금리는 최저구간(1~7일 이용 기준) 평균이 5.64%로 은행보다 2배가량 높다. 이용 기간에 따라 최대 연 10~11%까지 올라간다.

 

결국 금융당국이 칼을 빼 들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말 증권업계 간담회에서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하하는 동안 신용융자 금리를 전혀 변동시키지 않은 증권사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증권사들도 반응했다. 미래에셋대우가 9.0%에서 8.5%, 대신증권이 10.5%에서 8.5%로 각각 인하했다. 업계에선 다른 회사들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 "증권금융 '자본시장 은행' 역할 못한다"

 

이에 따라 증권금융이 증권사로부터 받는 가산금리에도 시선이 향한다. '빚투' 개인투자자 덕에 큰 이익을 본 만큼 투자자와 증권사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한 증권사 재무팀 관계자는 "가산금리가 0.1~0.2%에 그치면 부담스럽지 않겠지만 아니지만 0.4~0.5% 수준은 얘기가 다르다"며 "주요 고객인 증권사와 개인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주식시장 고객예탁금을 관리하는 증권금융이 '이자놀이'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증권금융 입장에선 예대마진이 주 수익인 만큼 가능한 차익을 많이 남겨야 하지 않겠느냐"며 "증권사는 경쟁해야 하지만 독점 기업인 증권금융이 증권사의 조달금리를 내리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금융 관계자는 "신용융자 관련해선 증권사 측에서 자율적으로 금리를 정할 뿐 우리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증권금융은 직전 달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가산금리를 붙여 조달해 준다. 가산금리는 증권사별 신용등급과 자기자본비율(ROE) 등을 따져 0.1~0.5%포인트 선에서 차등해 책정된다. 현재 CD금리(91일)가 0.63%인 점을 고려하면 이렇게 증권사에 조달되는 신용융자 이자는 대략 1.7~2.2% 정도다. 이렇게 CD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이자를 받고 나서 인건비와 전산처리 비용 등 업무원가를 제외한 것이 증권금융이 남기는 마진이다.

 

지난 3월 6조4000억원대까지 내려갔던 신용융자대출 잔고는 현재 3배 가까이 올랐다. 증권금융도 관련 수익이 급증할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 공시를 살펴보면 증권금융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492억원으로 1093억원이던 전년 동기보다 36.50%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1141억원으로 31.30% 증가했으며 투자자예탁금이 크게 늘며 신탁업무운용수익도 28.96% 증가했다. 공매도 금치 조치 영향으로 이자수익이 1215억원에서 790억원으로 크게 줄었음에도 나온 결과다.

 

'자본시장 중앙은행'이라는 역할을 맡고 있음에도 유동성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다른 증권사 자금운용 부서 관계자는 "금리도 금리지만 대출량이 작은 것이 더 큰 문제"라며 "몇 년째 재원이 없다는 이유로 담보대출을 많이 해주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예탁증권담보대출은 증권금융과 협의를 통해 자금 조달을 해오는 구조다. 그는 "시중에서 그 정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것은 증권금융이 유일한데 담보대출에 소극적이어서 중소형사는 어려움이 크다"고 했다.

 

적극적인 지원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은 지난 3월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해외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증권사가 마진콜(추가증거금 납입)로 유동성 위기에 몰렸을 당시 더욱 거세졌다.

 

증권금융도 이러한 비판을 의식하고 있다. 재원을 늘리기 위해 20년 만에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주주배정 유상증자 방안이 유력하다. 증권금융 관계자는 "현재 기관 주주를 만나 증자를 하는 쪽으로 논의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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