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의 주식시장 상장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며 공모주를 배정받은 사람들의 매도 시점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상장 후 5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다 하락전환한 SK바이오팜의 주가 흐름을 의식하는 분위기다. 투자자들의 시선이 상장 초기 매매 시기와 그에 따른 차익 여부에만 쏠리며 공모시장이 기업가치 평가의 장보단 사실상 '투기판'으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 첫날 팔면 수익률 57%?
포털 주식정보 종목 게시판 등에선 카카오게임즈 매도 시점에 관한 토론이 한창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3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공모주 청약에서 기록적인 흥행을 거뒀다. 청약률은 1424대 1을 기록했고, 역대 최다 수준인 58조5542억원의 증거금을 걷었다. 경쟁률에 따라 카카오게임즈는 청약증거금 1억원으로 약 5주를 배정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오는 10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한다.
카카오게임즈 11주를 받았다고 소개한 한 네티즌은 "SK바이오팜 흐름을 살펴봤을 때 지금과 같은 기대감이라면 2연속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첫날 상한가)도 가능하다"라며 "상장을 마치면 3거래일 후 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의 예측대로 카카오게임즈가 따상 할 경우 첫날 종가는 6만2400원이 된다. 최대 시초가 4만8000원(공모가 2만4000원의 2배)에 가격제한폭 30%를 적용한 것이다.
증권사들도 폭발적인 기업공개(IPO) 시장 수급 상황 탓에 섣불리 목표주가를 내길 꺼리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는 아직 한 곳도 없다.
다만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수의 대작 신규게임 출시가 예정돼 이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며 "내년 이후 실적 성장성과 시장의 수급을 감안할 때 밸류에이션(가치대비 주가수준)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하반기 상장기업의 선례가 힌트가 될 수도 있다. 하반기 상장기업 20개(이하 스팩·리츠·코넥스 제외)를 분석한 결과 공모가 대비 첫날 종가 상승률은 57.17%로 상장 후 5거래일 중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20개 종목 중 상장 첫날 종가가 공모가보다 낮은 곳은 미투젠, 브렌드엑스코퍼레이션, 더네이처홀딩스 단 3개에 불과했다.
반면 현재까지 계속 보유하고 있었다면 더 큰 수익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전날 종가 기준 20개 종목의 공모가 대비 상승률은 64.06%에 달했다.
◆'단타족' 많아 투기판 됐다는 우려도
공모주를 받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IPO 시장이 차익을 노리려는 투기판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래가치를 반영한 가치투자로 접근하는 이들이 드물다는 것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들어 전날까지 일반인 대상 청약을 마친 18개 공모주의 평균 경쟁률은 1209대 1로 집계됐다. 종목 수로는 20개를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지만 경쟁률로 살펴보면 그때(504대 1)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 범위를 넓혀 2018년(493대 1·17곳)과 2017년(479대 1·11곳)까지 살펴봐도 경쟁이 치열해졌다.
상대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기 쉬운 기관투자가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난달 기관 수요예측을 거친 7개 공모주의 평균 경쟁률은 1020대 1에 달했다. 기관 수요예측 월평균 경쟁률이 네 자리수를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레이저 의료기기 제조업체 이루다는 역대 최고인 3040대 1을 기록했다.
공모주 인수 경쟁에서 뒤쳐진 기관 역시 단타 매매 성향이 짙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이례적으로 일반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는 데다 공모주 펀드 활황 등으로 기관끼리의 경쟁도 거세져 기관 물량도 받기가 쉽지 않다"며 "공모시장 전체의 문제다. 신주로 치고 빠지기식 단타가 일반투자자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9월 IPO 시장의 예상 공모금액은 7000억~8000억원 대, 예상 시가총액은 3조6000억~4조4000억원 수준을 보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계 없이 IPO시장은 9월에도 지난 7, 8월 이상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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