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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아, 옛날이여…'대한민국 1등 상권' 명동·종로 끝없는 추락 이어져

- 코로나 7개월, 종로·명동 가보니

 

평일 점심시간, 여러 종류 점포 몰린 대로변에 빈 집이 군데 군데

 

패션 및 뷰티 매장 입점해 있던 건물도 통으로 비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들어간 31일 서울 종로구 인근 상가에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 손진영기자 son@

"'코로나19'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서울 종로2가에서 5년 이상 주얼리 매장을 하고 있는 사장 A씨는 요즘 한숨만 내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무너져 내린 종로 상권 때문이다. A씨는 주변의 빈 상가들을 손으로 가리키면서 "점포들이 다 재계약을 안 하고 나갔다"고 말했다.

 

1호선 종각역에서 출발해 종로2가 사거리에 이르는 큰 길가에는 본래 커피 전문점, 안경점, 약국, 옷 가게, 패스트푸드점에 이르는 다양한 상권이 집약돼 있었다. 많은 건물이 다닥 다닥 붙어있는 이곳에는 한 건물에도 여러 개의 가게들이 들어서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약 300m에 이르는 이 거리 전면 양쪽을 살펴본 결과, 총 43개의 건물 중 임대를 내놓은 건물은 16개였다. 37% 정도의 비중으로 건물들이 공실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1층의 가장 목이 좋은 자리의 점포가 빈 곳도 있었지만 1~4층, 2층 전체 등 건물의 대부분이 제 구실을 못하고 있는 곳도 상당수였다.

 

서울의 중심인 종로, 그것도 종로 2가의 대로변에 여러 상가들이 재계약을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거리 한 가운데서 미용실을 운영 중인 젊은 사장 김모씨는 "종로구는 건물 가격이 내려가면서 주인들이 월세를 전혀 깎아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오늘도 건물주와 통화해 어려운 사정을 이야기했지만 되돌아온 답은 '단돈 5만원도 내려줄 수 없다'"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역에는 착한 임대인이 별로 없다"고 꼬집었다.

 

김씨는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골라 샵을 차렸다. 예전에는 미용실에 손님이 하루에 30~40명씩 방문했지만 서울시 내 감염이 증가하면서 최근엔 일평균 5명을 기록하고 있다. 김씨는 계약 기간이 내년까지 남아있어 대출을 받으면서 가게를 유지 중이다. 그는 "계약이 만료된 곳은 몇 천만원씩 손해를 보면서 다시 계약을 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며 "특히 원가를 삭감할 수 없는 음식점 등이 피해가 큰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미용실 사장의 말대로 종각 지역의 임대료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인근 상가 부동산에 따르면 이곳 임대료는 실평수 30평을 기준으로 평균 1000만원선이다. 부동산측은 "비싼 임대료를 낼 수 없을 만큼 이곳은 장사가 안된다. 점포들이 나가면 잘 들어오지 않는 게 사실이다"면서 "전에도 이런 현상이 있어왔지만 몇년 전부터 더 심해졌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인해 대체 상권이 생기면서 기존의 상권이 줄어드는 등 젠트리피케이션 영향도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들어간 31일 서울 중구 명동 인근 상가에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 손진영기자 son@

대한민국 쇼핑 1번지 명동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과거 각종 의류와 화장품 업체가 활황을 누리던 명동의 분위기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가게마다 흘러나와 소음을 이루던 음악 소리는 잘 들리지 않고, 외국인들을 끌어들이던 호객 행위도 찾아볼 수 없었다. 저녁에 골목을 지키던 노점상들은 점포를 펼치지 않았으며 청소복을 입은 청결 기동대는 길목에 가만히 앉았다. 명동거리의 명동 8길와 6길 300m 가량을 거닐며 마주친 건물 중 무려 18곳의 건물이 제 구실을 못하고 있었다. 임대를 공지해놓은 곳은 11곳, 문을 닫은 곳은 7곳이었다. 이중 건물 전체가 텅 비어버린 곳은 3군데였다.

 

이에 대해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명동은 자국 수요도 있지만 외국 수요가 많은 곳"이라며 "특히 관광 상권에 해당돼 화장품이나 음식점 등에 유입이 몰리는데 코로나 시국으로 장기간 관광객이 끊겼다는 것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곳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사드 논쟁으로 중국인 유입이 줄었고 일본 관광객도 한일 관계 때문에 크게 감소하면서 여러 가지 사항이 겹쳐 수요층이 얇아졌다. 임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이 공급되더라도 상황에 대한 국가 간 인식이 불편하기 때문에 바로 해결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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