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주는 공포의 무게도 카카오게임즈의 공모열기를 누르지 못했다.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카카오게임즈가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도 과열 양상을 보이며 예고된 흥행을 이어갔다.
카카오게임즈는 전체 공모 물량 1600만주의 20%인 320만주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물량으로 배정했다. 공동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에 각각 176만주와 128만주, 인수회사인 KB증권에 16만주가 배정됐다.
전날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은 1479대 1로 역대 국내 IPO 수요예측 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의 공모가는 희망밴드(2만~2만4000원) 최상단인 2만4000원에 확정됐다.
◆ 코로나도 무색… 청약 현장 인산인해
1일 오전 10시 30분에 방문한 한국투자증권 서울 여의도지점. 카카오게임즈 청약이 시작되기까지 30분가량 남았음에도 창구로 가려면 80분을 기다려야 한다는 안내판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대기석은 꽉 차 있었다. 한국투자증권 영업점 창구에선 청약이 불가능했다. 청약하려는 투자자는 홈트레이딩서비스(HTS)와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 ARS 등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많은 투자자가 영업점에 몰렸다. 언택트(Untact·비대면) 시대에 발맞추지 못한 50대 이상 장년층 투자자 대부분이었다. 청약 방법에 관한 설명서와 카카오게임즈 관련 기사를 읽고 있는 사람도 보였다.
투자자 강 모씨(68)는 카카오게임즈 청약에 대한 소식을 접한 후 총 10억원가량의 여윳돈을 끌어모았다고 했다. 강씨는 "자금을 둘 곳이 없어 수익이 날 수 있는 인기 공모주에 돈을 넣기로 했다"고 했다.
청약 시간인 11시가 되자 영업점 직원들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여기 좀 와달라"며 청약 방법을 묻는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창구 신청이 가능한 삼성증권 강북금융센터에는 더 많은 사람이 몰렸다. 영업점 관계자는 "비대면 청약이 가능하다고 여러 차례 안내를 했음에도 예상보다 많은 투자자가 왔다"며 "평소보다 4배는 더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이날 오전 장 시작과 동시에 자금이 대거 몰리면서 온라인 청약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MTS 일부 서비스에 오류도 생겼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첫날부터 카카오게임즈 청약이 많이 몰리며 시스템이 다소 지연되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청약이 과열될수록 문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일반 투자자의 청약 증거금률은 50%다. 청약 시 원하는 금액의 절반을 미리 증거금으로 입금해야 주식을 배정받을 수 있다.
만일 카카오게임즈가 SK바이오팜 만큼의 일반 청약 경쟁률(323.02대 1·통합 기준)을 기록한다고 가정하면 증거금 1억원으로 약 8300주(주당 2만4000원)의 주식을 청약한 개인 투자자의 경우 25주가량의 주식을 배정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만일 SK바이오팜을 넘어 일반 수요예측에서도 사상 최고 경쟁률을 경신할 경우 1억원을 넣어도 돌아오는 것은 2주가량이 전부일 수도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투자자에게 이 사실을 아느냐고 묻자 "경쟁이 센 탓에 많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란 정도까진 알고 있다"며 "있는 사람만 많이 벌 수 있는 구조는 불합리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 "일단 넣고 보자"… 카카오게임즈도 '따상' 기대
SK바이오팜의 선례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부풀리기에 충분했다. SK바이오팜은 국내 IPO 사상 최대 규모인 31조원의 증거금이 몰린 이후 지난 7월 '따상(상장 첫날 공모가의 2배 가격으로 시초가 형성한 뒤 상한가)'에 성공한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공모가가 최상단(2만4000원)에 결정됐음에도 시장에선 희망밴드 자체가 실제 기업가치보다 저평가됐다고 보고 있다.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플랫폼, 개발, 퍼블리싱까지 게임회사로서 갖춰야할 모든 것을 갖췄다"며 카카오게임즈의 적정주가로 3만2000원을 제시했다.
이경준 혁신투자자문 대표는 "장외에서 현재 6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과 SK바이오팜 학습효과 등으로 일반 투자자의 관심이 커졌다"며 "상장 후 조정이 있더라도 첫날엔 공모가 2배 수준인 5만원대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삼성증권 영업점에서 만난 직장인 투자자 김 모(55)씨는 "카카오게임즈가 어떤 회사인진 솔직히 잘 모른다"면서도 "국민적 관심이 몰려있는 만큼 SK바이오팜처럼 수익을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청약 결과는 2일 오후 4시 이후 발표된다. 상장 예정일은 오는 1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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