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내 주식을 사는 '빚투'가 여전한 가운데 증시 등락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공매도 재개(9월 15일까지 공매도 한시 금지 조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매도 금지 기간이 끝날 경우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지수가 약세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연기 쪽에 무게를 싣는 정치권과 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이 금융당국의 연장 결정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시장에선 공매도 금지 연장이나 제한적 해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 신용융자 잔고 '사상 최고'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3일 기준 15조7970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로 9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코스피시장이 7조6023억원, 코스닥시장이 8조1917억원으로 집계됐다.
빚투자가 시장을 떠받치는 모양새로 해석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정점에 다다른 직후 반등세를 보이던 지난 3월 말 6조4000억원대까지 떨어졌을 때보다 2.5배 가까이 급증했다. 시장에선 16조원 돌파도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최근 공매도 재개에 대한 반발이 거센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많다는 것은 시장을 낙관하는 개인투자자가 많다는 의미인데 공매도 재개가 주가의 급격한 조정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엽 국민대 교수는 한국거래소 주최 토론회에서 "증시 급변 시 투기적 공매도가 집중되면 주가 하락이 가속될 수 있다"고 했다.
여기에 하락장에서 높은 신용 잔액은 추가적인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 투자자가 약정한 만기 기간 내에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일괄 매도할 수 있는 '반대매매' 때문이다. 조정이 현실화 된다면 신용 잔액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코스닥 시장의 낙폭이 코스피 시장보다 클 가능성이 있다.
높은 이자율까지 감당해야 하는 투자자들로선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경제지표 불확실성 속에서도 증시가 조정 없이 올라온 상황에서 최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위험한 수준"이라며 "신용 상환 매물과 반대매매 물량이 주가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를 연장하느냐 아니냐가 국내 주식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공매도 금지 연장에 무게
금융당국도 투자자들의 반발을 의식하고 있다. 지난 3월 16일부터 6개월간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한 후 예정대로라면 다음 달 16일 이후 재개해야 하지만 부정적 여론이 거세 고민을 거듭 중이다.
절충안도 거론된다. 지수 연관성이 큰 대형주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제한적 공매도'가 대표적이다. 이 경우 개인이 주로 투자하는 중소형주가 공매도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에 공매도 금지 연장에 대한 의견을 피력한 후 호응을 얻었다. 이 지사의 발언 이후 공매도 이슈가 정치권으로 튀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연장 혹은 제한적 해제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으로 모든 방면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증권가에선 공매도 연장 쪽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분위기인 데다 정치권에서도 여당을 중심으로 공매도 금지 연장과 규제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전과 유사한 방식으로 한 차례 정도 기간이 연장되지 않겠느냐"며 "정치권에서 공매도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데다 여론이 거세 금융당국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매도 재개가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영향이 없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투자심리에 악영향 줘 당장은 차익매물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결국 전체적인 수급 환경에 변화를 줄 만한 요인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많이 상승한 만큼 향후 공매도 거래가 재개되면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단기 조정이 나타날 수 있지만 개인투자자가 시장에서 등을 돌리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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