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기업들을 중심으로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자사주를 받은 직장인들은 함박웃음이다. 그동안 골칫덩이로 여겨졌던 자사주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 것. 자사주 부자 직장인들이 쏟아지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공모가(4만9000원) 보다 4배 가까이 오른 19만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상장 직전 SK바이오팜 직원들이 1인당 평균 1만1820주를 배당받았다는 점에서 한 달 새 발생한 차익은 약 17억원에 달한다.
셀트리온 직원들은 소위 '집 한 채씩은 얻었다'고 할 정도로 자사주 부자가 많아졌다. 당시 5만원 수준에서 자사주를 매입한 직원들의 수익률은 500%를 넘어섰다. 최근 3년래 입사한 신입 직원들도 자사주를 통해 평균 1억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차 직원들도 과거에 받은 자사주 덕을 크게 보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17만5000원으로 최근 5년래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차 주가가 9만원 까지 하락했을 때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사주 매입 신청을 받은 바 있다. 해당기간 자사주를 받은 직원들은 자사주 수익이 연봉 이상이라고 귀띔한다.
현대차 직원 A씨는 "최근 주가가 크게 올라서 회사 분위기가 좋다"면서 "오히려 비싼 가격에 자사주를 샀던 부장님들이 역사적 저점 수준에서 자사주를 배정받은 대리급 직원들을 부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주와 증권주의 상승세도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고 있다. 특히 A은행의 경우 최근 사모펀드 등 잇단 이슈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직원들에게 자사주 '반대매매' 문자가 전송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회사가 문제없게끔 처리했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지금이라도 팔아야 하는 거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졌다.
하지만 KRX 은행업종 지수는 3월 19일 저점 대비 48.3% 올랐다. 증권업종 지수는 80.98% 급등했다. 개인 브로커리지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 미래에셋대우는 증시활황으로 역사적 고점을 찍었던 2018년 수준에 근접한 상태다.
증권사 직원 B씨는 "자사주를 받은 직원치고 수익을 낸 직원들이 없었는데 최근에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이익 구간에 진입했다"면서 "조금만 더 오르면 자사주를 팔고 차를 사겠다는 직원이 많다"고 전했다.
자사주(자기주식)란 회사가 보유한 자사 발행 주식을 말한다. 회사마다 정책이 다르고 주는 이유가 다르지만 통상 회사가 상장할 때, 신입사원이 입사할 때, 경영진이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고 생각했을 때 직원들에게 자사주를 주거나 저렴한 가격에 매입할 권한을 준다.
자사주 매입을 강제하는 경우는 없다. 하지만 보통 현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제안을 하기 때문에 물량이 정해지면 대부분의 직원이 자사주 매매를 신청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회사의 미래 성장성이 좋다고 본다면 빠르게 '완판'되기도 한다.
회사가 대신 대출을 해주고 직원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직원은 대출 이자만 내면 된다. 이는 회사 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다. 일부 대기업은 자사주 대출 금리가 1년은 무료, 2년부터는 연 3% 수준을 낸다. 한국증권금융 우리사주대출 지원을 통하면 연 2% 초반 수준의 대출금리를 적용받는다. 연 1%대 금리를 제공하는 회사도 있다. 1년에 3% 이상 수익이 나는 종목이라면 자사주를 배당받는 게 훨씬 이득일 수 있다.
다만 자사주에 대한 희비는 엇갈린다. 이른바 BBIG 업종 기업이 아닌 대부분의 회사 직원들은 여전히 현재 주가가 자사주 매입가보다 낮은 수준이다. 심지어 회사의 업황이 어려울수록 회사가 상여금 대신 자사주를 주는 식으로 대처하는 것도 논란거리다.
중공업 회사에 다니는 D씨는 "몇년전 회사가 상여금을 준다고 하다가 여론이 안 좋으니 자사주를 주는 것으로 바꿨다"면서 "자사주를 받고 한 달 뒤에 회사가 더 어려워지면서 거래정지를 당하고 주가가 폭락하는 등 차라리 돈으로 받는 게 훨씬 이득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은행원인 E씨는 "코로나 때문에 주가가 급락하니까 금 모으기 운동처럼 분위기를 만들어서 자사주를 사게 했다"면서 "특히나 직급이 높으신 분은 울며 겨자먹기로 사는 경우도 있다. 회사가 자사주를 악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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