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일반 청약 경쟁률 역대 최고 수준
초저금리 지속과 부동산 규제가 맞물리며 '대박'의 꿈을 안고 주식시장 공모주에 뛰어 들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모주 청약 열풍으로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배정받기 어려워진 것. 연말까지 기업공개(IPO) 시장의 유동성 장세가 지속되면서 공모주 청약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일반인 대상 청약을 마친 12개 공모주(이하 스팩과 리츠를 제외)의 평균 경쟁률은 1206대 1로 집계됐다. 공모주 청약은 신청한 주식 수에 따라 물량을 배정받는다. 1206주를 청약해야 1주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경쟁률(496대 1·14곳)의 2.5배에 달한다. 범위를 넓혀 2018년(436대 1·10곳)과 2017년(479대 1·11곳)까지 살펴봐도 경쟁이 치열해졌다.
통상 이틀간 진행되는 청약기간 동안 증거금의 50%를 입금해 신청을 완료한 후 배정 결과가 나오는 날까지 나머지 잔금의 50%를 넣어야 한다. 예컨대 최종 공모가 1만원인 공모주가 있다면 최근 경쟁률로 봤을 때 1만원의 50%인 5000원에 1206을 곱한 602만5000원을 넣어야 겨우 1주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공모주를 '로또'에 비유하는 이유다.
많은 증거금을 입금할수록 주식을 많이 받게 되는 구조지만 무턱대고 많은 돈을 입금할 수도 없다. 저조한 경쟁률로 많은 수량을 배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코넥스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젠큐릭스의 경우 6일 코스닥 시장에서 공모가 2만2700원보다 22.47% 떨어진 1만7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눈치싸움'에 실패할 경우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이 '로또 공모주' 현상이 불거진 이유는 SK바이오팜에 따른 학습효과로 분석된다. SK바이오팜은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7만9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공모가(4만9000원)보다 3.7배가량 상승했다. SK바이오팜 이후 상장 일정을 진행한 12개 종목 중 젠큐릭스와 엠투아이를 제외한 10개 종목의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웃돈다. 에이프로와 티에스아이 등 50% 이상 크게 상회한 기업도 절반(6곳)에 이른다. 공모주를 보며 '대박'을 떠올리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여기서 비롯됐다.
예비상장사가 스스로 몸값을 낮추고 있는 것도 경쟁률을 높인 요인이다. 다음 달 1~2일 일반투자자 청약을 앞둔 카카오게임즈는 공모 희망가 범위(밴드)로 2만~2만4000원을 제시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장외 시가총액은 4조5000억원에서 5조원 사이로 평가되나 공모 밴드에 따른 예상 시총은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1조8000억원 수준이다.
카카오게임즈와 같은 업종의 게임주인 미투젠 역시 시장 친화적인 가격을 제시하며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101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공모주 시장 열기가 뜨거워지며 저평가 매력을 부각하는 것이 트렌드가 된 분위기다. 이경준 카카오게임즈 혁신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공모시장 분위기를 고려해 투자자들이 만족할 만한 밸류에이션을 제시했다"고 했다. 최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한 예비상장사 관계자도 "괜히 가치를 높게 잡아 고평가 논란에 휘말리느니 차라리 로또 공모주가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IPO시장에선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대비 공모가를 잔뜩 낮추거나 대어로 평가되는 공모주에 대한 '로또' 현상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환불된 증거금이 순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총 최대 5조원으로 평가되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청약대금 중 환불된 금액 일부가 공모 시장에서 재투자돼 IPO 유동성 장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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