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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서울] (71) 금싸라기땅에 만들어진 시민 휴식처, 강남 '도산공원'

지난 20일 도산공원을 방문한 시민들이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그대는 나라를 사랑하는가. 그러면 먼저 그대가 건전한 인격이 되라. 우리 중에 인물이 없는 것은 인물이 되려고 마음먹고 힘쓰는 사람이 없는 까닭이다. 인물이 없다고 한탄하는 그 사람 자신이 왜 인물이 될 공부를 아니 하는가." - 도산 안창호

 

조선 말기와 일제강점기에 활약했던 독립운동가 안창호(1878~1938) 선생은 나라의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민족의 실력 양성이 중요함을 일찍이 깨달았다. 그는 독립협회에서 활동하며 경기도와 황해도, 평안도 등지에서 열린 만민공동회에 참여해 민족의 계몽과 교육의 중요성을 알렸다. 우리나라 주권을 되찾기 위한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도산은 신민회와 대성학교, 흥사단을 설립했다.

 

서울시는 영동지구 일대에 안창호 선생의 유업을 기리는 공원을 마련하기로 결정하고 1971년 공사를 시작해 1973년 준공, 시민에게 개방했다.

 

◆도산 안창호는 누구인가?

 

이달 20일 도산공원을 방문한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민족자강의 길을 추구해온 안창호 선생의 생애를 되짚어보기 위해 지난 20일 도산공원을 찾았다. 공원은 압구정로와 도산대로 사이에 위치해 있다.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에서 3번 출구로 나와 로데오거리쪽으로 13분가량 걸으면 아담한 도심 숲이 모습을 드러낸다. 공원 정문 우측엔 도산기념관과 야외무대가 자리해 있고 좌측엔 도산기상비가 설치됐다. 정문에서 일자로 난 길을 따라 들어갔다. 폭이 좁은 호젓한 오솔길 오른쪽에 비교적 최근에 생긴 것으로 보이는 안창호 선생의 동상이 보였다. 동상은 6대4 가르마에 근엄한 표정을 한 중년의 신사가 뒷짐을 지고 있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동상은 공원 완공을 기념하기 위해 도산안창호선생기념사업회가 1973년 11월 9일 세웠다. 이후 동상이 부식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고 사업회는 국가보훈처, 강남구청, 삼성전자의 협조를 얻어 2003년 5월 새로운 동상을 건립했다.

 

이날 공원에서 만난 대학생 김준경(24) 씨는 "가로수길에 맛집 탐방을 하러 왔는데 가게가 브레이크 타임이라 문을 닫아 시간이 붕 떠서 공원에 들렀다"면서 "안창호 선생과 관련해서는 독립운동가라는 사실 외에 아는 게 없었는데 여기 와서 뜻밖에 지식을 얻고 간다"며 미소 지었다.

 

도산공원 한가운데에는 안창호 선생과 그의 부인이 잠든 봉분이 볼록 솟아있었고 그 옆에는 커다란 배롱나무 두 그루가 심어졌다.

 

직장인 박현규(34) 씨는 "회사가 근처라 공원에 자주 온다"면서 "그런데 도산 안창호 선생이 여기에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독립운동 근거지가 강남 한복판도 아닌데 왜 신사동에 기념공원을 만들어놨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도산선생기념사업회는 망우리공동묘지에 묻혀있던 안창호 선생의 유해를 개원 직전 도산공원으로 천장했다. 부인 이혜련 여사는 1973년 11월 7일 장남 필립 안씨의 품에 안겨 고향으로 돌아와 합장됐다.

 

◆버스킹·운동·휴식·반려견 산책··· 찾는 이유도 다양

 

지난 20일 시민들이 도산공원을 둘러보고 있다./ 김현정 기자

 

 

시민들은 버스킹, 운동, 휴식, 반려견 산책 등 저마다의 이유로 도산공원을 찾았다. 지난 20일 공원을 방문한 심채영(32) 씨는 "사무실에 하루종일 앉아서 일하다 보니 몸이 너무 찌뿌둥해서 운동할 겸 왔다"며 "산책 나온 강아지들을 보며 힐링받고 간다"며 활짝 웃었다.

 

이밖에도 공원 벤치에서 거리공연을 하는 예술가들과 마스크를 쓰고 조깅하는 사람들, 파스텔톤 옷을 맞춰 입고 피크닉을 즐기는 연인 등을 공원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이달 20일 도산안창호기념관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문을 닫았다./ 김현정 기자

 

 

도산공원 인근에서 40년 가까이 김밥집을 운영해온 백단오(58) 씨는 "요즘 사람들은 공원에 소풍 간다고 해서 김밥을 사가거나 하진 않는다"면서 "종교시설에서 단체주문이 들어와 200줄, 300줄 사가는 게 큰 도움이 되는데 코로나 때문에 그게 없어져 참 힘들다"며 울상을 지었다.

 

백 씨는 "공원에 있는 도산안창호 기념관에서 세미나 같은 행사가 열릴 때도 우리 가게에서 주문을 많이 해갔다"면서 "그런데 코로나 확산을 막겠다면서 기념관 문을 닫아 버려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호소했다.

 

강남구에 따르면 도산공원은 월평균 4만5000여명의 주민과 직장인,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하는 지역 명소다. 구는 공원 담장이 시민 편의를 저해하고 있다고 보고 담벼락을 없애는 공사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도산근린공원을 포함해 11곳의 담장을 철거한 데 이어 연내 14개 공원에서 담장 허물기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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