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까지 6조원 상당의 자금 투입을 앞둔 민자 유치펀드에 대한 시선이 달갑지만은 않다.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뉴딜 사업에 끌어들이자는 취지지만 시장에선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펀드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예비 투자자 반응도 싸늘한 분위기다.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는 올해 중소벤처기업부·복지부·환경부가 함께 4380억원(중기부 4000억원, 복지부 180억원, 환경부 200억원)을 출자했다. 민간자금 6000억원 안팎을 모집해 총 1조원 이상 펀드를 조성해 운영한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열린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국민들이 함께 참여해 수익을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그린뉴딜 펀드를 적극적으로 구상하라"고 지시했다. 국가 재정에만 의존하지 말고 금융과 민간 자금이 참여해 혁신기업을 향한 투자를 활성화하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한국판 뉴딜 관련 민간투자 활성화를 강조하며 그린뉴딜 민자 참여를 언급했다. 그는 한국판 뉴딜에 대해 "금융과 민간에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확신과 달리 투자자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친환경 프로젝트인 만큼 투자손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펀드 자금이 투입될 분야는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일자리 창출과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곳으로 비대면, 바이오, 그린뉴딜이다. 진단, 백신, 치료제, 의료기기 등 헬스케어 업체와 그린제품, 대체에너지, 업사이클링 등 친환경 사업 부문 등이 그렇다.
투자자들의 우려는 벤처기업 특성상 실적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에서 나온다. 정책펀드엔 정치·경제 상황이 반영되다 보니 장기적인 투자가 꺼려진다는 점도 문제다. 이명박 정부의 녹색펀드, 박근혜 정부가 민 통일펀드 등 대부분 정책펀드들이 저조한 수익률을 내며 장기적 성과에 대해선 실패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뉴딜펀드의 경우 정부가 우선손실충당을 통해 투자 리스크를 분담하기로 했으나 투자자를 끌어들이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 포털 사이트 뉴스 게시판 이용자는 "신뢰할 수 있는 투자선정이 필요해 보인다. 미래 가치에 투자하는 태양광·풍력 관련 기업들의 경우 실적 가시성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린뉴딜 수혜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이 최근 테마주성 흐름을 띄며 큰 폭의 등락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주식형은 아니더라도 채권형 상품만큼은 정부가 보증해야 한다는 것이 대책으로 제시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채권형 펀드의 경우 신용위험을 정부가 보증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며 "벤처기업들의 부도 위험에 대한 안전핀이 필요하다"고 했다.
잇따른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바닥까지 떨어진 펀드시장 신뢰도도 걱정을 키우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에선 사모가 아닌 공모 중심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 분명하다"면서도 "투자대상이 한정돼 시시각각 바뀌는 증시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정부 주도의 정책펀드 딜레마"라고 했다. 펀드 운용사 선정 공고는 다음 달 초 나올 예정이다.
그린뉴딜 산업에 대한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낮은 관심 역시 고민거리다. 이효섭 연구원은 "그린뉴딜 관련 지수를 개발해 관련 상품을 늘리는 것이 첫 번째"라고 진단했다. 연기금이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그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 한도를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는 등 개인투자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혜택이 더 필요하다"며 "국민연금 차원에서 사회책임투자(SRI)를 키워줘야 개인이 따라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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