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가 열렸음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개원 기념 연설을 하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21대 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다투면서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당 반발에도 '단독 원 구성'을 강행했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이에 반발해 '보이콧'을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여야가 다투는 사이에 개원 기념식 연설문을 무려 8번에 걸쳐 수정했다고 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일 "사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5일 개원 연설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긴 연설문을 준비해 놓은 상태였다"며 여야 갈등으로 크고 작은 내용까지 포함한 연설문 수정 현황에 대해 브리핑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심혈을 기울여 작성한 30분 이상 분량의 연설문이 지금 사장될 위기에 놓였다. 대통령이 국회 개원을 축하하는 일이 참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역시 "예정대로 6월 5일 개원식이 열리리라 생각했건만 한 달째 기미가 없다. 미증유의 위기 속에서 국민의 축하와 여망을 하루라도 빨리 전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국민들은 가장 늦은 개원 연설을 2008년 7월 11일로 기억한다"며 에둘러 국회를 겨냥해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개원 기념 연설을 하지 못하는 게 '국회' 때문일까. 민주당은 원 구성에 이어 3차 추가경정예산안까지 야당과 협의 없이 처리했다. 통합당이 3차 추경 처리 일정을 다소 늦출 경우 심사에 참여할 것이라고 했지만, 민주당은 외면했다.
이를 두고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1일 "문 대통령이 3일까지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특단의 대책을 세워서라도 예산을 통과하라고 하니, 그 하명을 집행하기 위해 국회가 '청와대 출장소'가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물론, 여야 갈등으로 문 대통령의 개원 기념 연설을 하지 못하는 상황은 맞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국회 상황을 고려했다면, 협치할 여지가 있지 않았을까. 문 대통령이 야당에 먼저 손 내밀었다면, 국회 파행 가능성은 작아지지 않았을까. 마냥 '국회 탓'을 하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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