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의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규제가 거의 없는 사모펀드의 이점이 불투명한 운용으로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판매사는 자산운용사 서류의 위·변조까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 있어 사모펀드 판매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사모펀드에도 적절한 감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체투자 운용사인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지난 17일 옵티머스크리에이터 25·26호 펀드의 만기를 하루 앞두고 이 펀드의 만기 상환을 연장해 달라고 판매사인 NH투자증권 등에 요청했다.
환매 연기 금액은 NH투자증권이 217억원, 한국투자증권이 168억원으로 총 385억원 규모다. 다만 관련 업계에선 해당 상품의 구조를 고려할 때 만기가 남은 후속 펀드들도 줄줄이 환매가 중단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최대 5000억원 규모의 환매중단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옵티머스운용의 펀드들은 주로 6개월 만기로, 목표수익률은 연 3~4% 수준이었다. 안정적인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해 적금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설명으로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이번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옵티머스크리에이터펀드는 편입 자산의 95% 이상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지방자치단체 산하 기관이 발주한 건설 공사 매출채권이라고 소개됐지만 실상 대부업체가 발행한 사모사채 등 공공기관 매출 채권과 무관한 사채를 일부 자산으로 편입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운용사가 자산 편입 내역을 의도적으로 위·변조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옵티머스운용 측은 채권 양수도 계약서와 양도 통지확인서를 작성한 법무법인이 위조 서류를 만든 사실을 뒤늦게 확인해 자신들도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옵티머스운용 관계자는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펀드 판매사들도 관련 서류를 꼼꼼히 대조했지만 서류가 위변조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는 입장이다.
판매사 관계자는 "편입된 펀드자산 명세서와 정산의무 공공기관 이름이 명기된 매출채권을 모두 건건이 확인했고, 운용사 실사 때도 모든 투자 건의 양도 통지확인서를 수령해 매출처와 양수도 금액 등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전문사모펀드는 수탁회사나 사무수탁사가 편입 자산의 진위를 감시·견제할 의무가 없어 애초 금융사고 발생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것이다.
이 펀드 사무수탁사인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운용사가 펀드 안에 어떤 종목이 편입됐는지를 알려주면 그 리스트대로 기준가를 산정한다"며 "사무수탁사에선 자산이 위조됐는지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사모펀드에도 적절한 감시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투자자의 기준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정재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애초에 사모펀드는 이 펀드의 구조를 제대로 알 수 있는 전문가들이 가입해야 하는데, 지금은 사실상 그냥 소수의 사람이 가입하는 공모 펀드처럼 돼 있는 실정"이라며 "현재 사모펀드는 '무늬만 사모펀드'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사실상 공모 펀드인데 사모 펀드처럼 운용될 거면 그런 규제를 마련하거나, 아니면 진정한 사모펀드를 하든가 둘 중 하나의 길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 옵티머스운용을 상대로 검사에 착수했다. 금융사 현장조사는 통상 2주가량 소요되지만, 이번 사태는 그 이상 소요될 것으로 금감원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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