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에서 '대화'가 사라졌다. 여야가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양보 없이' 치열하게 다투면서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양보하지 않는 것'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다. 법제사법위원회가 국회 본회의에 오르는 법안의 '게이트 키퍼' 역할을 하는 만큼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여야는 물러서지 않았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은 국회법에 따라 상임위 구성을 마쳐야 하는 날"이라며 "일하는 국회의 시작은 법을 제대로 지키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더 이상 어떤 이유로도 법을 어기는 잘못된 행태를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은 과거 관행을 앞세우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만약 과거 관례대로 하면 6월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 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불가능하다"며 "법대로 원 구성을 마치고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통합당을 압박했다.
그러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원 구성 협상은 처음부터 없었고, 협박만 있었다"라며 민주당을 겨냥해 비판했다. 이어 "원 구성 협상은 애초에 민주당이 '법사위를 무조건 빼앗아 가겠다. 그것을 동의하면 11대 7로 통합당에 상임위를 나눠줄 수 있지만 동의하지 않으면 법사위를 포함해 18개 몽땅 가져가겠다'는 위협만 있었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이 통합당을 압박한 데 대해 "민주당은 늘 분배를 강조하고, '가진 자와 있는 사람이 양보해 가난하고 없는 사람들에게 나눠줘야 한다'고 하는데 상임위는 왜 룰을 무시하고 몽땅 빼앗아 가려 하냐"고 꼬집었다.
대의(代議) 민주주의 제도하에 생긴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가 대화 없이 싸움터로 전락한 셈이다. 세계적 법철학자인 로널드 드워킨은 저서 '민주주의는 가능한가'에서 "민주주의는 헐벗은 다수결 원칙보다는 정치적 논쟁과 존중의 문화를 필요로 한다"고 했다. 대의 민주주의 제도에 따라 여야가 존중하며 정치적 논쟁까지 하는 대화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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