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백세범 교수 연구팀 "뇌 구조를 정확히 볼 수 있는 3차원 분석기술 개발"
KAIST(총장 신성철)는 바이오및뇌공학과 백세범 교수 연구팀이 뇌신경과학연구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실험용 쥐의 뇌 절편 영상을 자동으로 보정하고 규격화해 신경세포의 3차원 분포정보를 정확히 얻을 수 있는 핵심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 기술은 실험자의 경험에 의존하던 기존 분석 방식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한편 여러 개체에서 얻은 뇌 이미지를 표준적인 3차원 지도상에서 비교 분석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기존의 개체별 분석에서는 관측하기 힘든 뇌세포 간 상호 연결 형태의 정확한 공간적 분포를 발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생명과학과 이승희 교수팀과의 협력 연구를 통해 실험에서 얻어진 쥐의 뇌 절편 데이터를 분석했는데,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시각시스템의 초기구조인 외측 슬상핵(Lateral geniculate nucleus)과 시각피질 (Visual cortex) 사이의 정확한 연결 구조 분포를 측정할 수 있었다. 기존 분석 방식으로는 불가능했던 다중 개체로부터 얻어진 데이터의 표준화를 통해 뇌 전역에 걸친 신경세포의 연결성을 분석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뇌인지공학프로그램 최우철 박사과정과 송준호 연구원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셀(cell)의 온라인 자매지 '셀 리포츠(Cell Reports)' 5월26일자에 게재됐다. 이에 앞서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UC버클리대학의 양단(Yang Dan) 교수와의 공동연구에도 참여했고 그 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1월24일자에 발표한 바 있다.
통상 쥐의 뇌 절편 영상을 이용한 연구에서는 특정 단백질에 형광물질을 발현시킨 뇌를 잘라 신경세포의 분포 등을 분석하는 방법이 광범위하게 사용지만, 연구자의 경험에 크게 의존해 오차가 클 수밖에 없는 등의 한계가 있었다.
이에 백 교수 연구팀은 미국의 Allen Brain Atlas 프로젝트에서 제공한 쥐 두뇌의 3차원 표준 데이터에 기반해, 임의의 각도에서 잘라낸 뇌 절편 이미지들을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하는 계산적인 분석 방법을 사용했다.
그 결과, 실험에서 얻은 뇌 이미지와 가장 잘 일치하는 데이터베이스의 3차원 위치를 100마이크로미터(μm), 1도 이내의 오차로 찾아낼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각 2차원 뇌 이미지의 위치 정보를 3차원 공간상의 위치로 정확히 계산하고, 여러 개체에서 얻어진 신경 세포의 위치를 동일한 3차원 공간에 투영해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이 기술을 활용하면 다양한 기법으로 생성된 뇌 슬라이스 이미지를 이용해 신경세포의 3차원 위치를 뇌 전체에서 자동적으로 계산할 수 있어, 기존 방법으로는 분석하기 어려운 수천~수만개의 신경세포들의 정확한 뇌 내 분포 위치와 상대적 공간 배열을 한번에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특정 뇌 영역 간의 연결은 물론 뇌 전역의 네트워크 분포를 여러 개체의 데이터를 사용해 동시분석도 가능해 기존 방식의 동물실험 분석에서 요구되던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백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6월 현재 KAIST 내 여러 실험실은 물론 미국 MIT, 하버드, 칼텍, UC샌디에고 등 유수 대학 연구 그룹에서 진행되는 뇌 신경 세포 네트워크 분석에 활용되고 있다.
백세범 교수는 "이번 연구로 개발된 기술은 형광 뇌 이미지를 이용하는 모든 연구에 바로 적용할 수 있을뿐 아니라 그 밖에 다양한 종류의 이미지 데이터에도 광범위하게 적용 가능하다"며 "향후 쥐의 뇌 슬라이스를 이용하는 다양한 분석에 표준적인 기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 및 원천기술개발사업, KAIST 모험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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