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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가 만난 기업人]'절수형 양변기'로 글로벌 기업 꿈, 와토스코리아 송공석 대표

73년 회사 설립, 50년 가까이 욕실·화장실 관련 자재 '한우물'

 

정부 수도법 시행규칙 시행에 6L 이하 양변기 사용 기반 마련

 

절수형 제품 교체 "물 부족 문제 해결, 고용 창출 두마리 토끼"

 

관련 조합 결성, 브랜드 만들어 中企 글로벌 시장 진출 모색도

 

송공석 와토스코리아 대표가 인천 계양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승호 기자

대표이사실에 들어서자 양변기와 비데가 눈에 확 들어왔다.

 

그것도 집무실 한쪽이 아닌 소파와 나란히 있어 어쩌면 집무실의 주인이나 손님이 거기에 앉아 이야기를 나눠도 전혀 어색할 것 같지 않은 그런 위치에 양변기가 버젓이 자리잡고 있었다.

 

공항철도와 인천지하철1호선이 만나는 계양역 인근에 있는 화장실·욕실용 자재전문회사 와토스코리아. 집무실의 주인은 이 회사 창업주인 송공석 대표다.

 

와토스코리아는 1952년생인 송 대표가 이십대 초반인 1973년에 차린 '남영공업사'를 모태로 한 회사다. 2005년엔 코스닥에도 입성했다.

 

송 대표는 회사 설립 후 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줄곧 양변기, 대변기, 세면기 등에 쓰이는 각종 부속품과 자재를 개발해 제조, 판매해왔다.

 

외길인생을 걸어온 그는 요즘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어쩌면 신념이라는 말이 더 맞을 수도 있다. 바로 물 부족 걱정을 해결하고, 모자라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지난 5월27일 시행에 들어간 수도법 시행규칙을 살펴보면 앞으로 대변기(양변기)의 물탱크나 잘 보이는 곳엔 반드시 물 사용 수량을 표시하도록 했다. 외국은 벌써부터 시행을 하고 있다. 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1회 물 사용량이 6리터(L)를 초과하지 않는 절수형양변기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환경부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시행규칙까지 만들어 시행하고 있지만 현실은 이와 거리가 멀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양변기 중 대부분은 물 사용량이 10L 정도 짜리다. 물을 많이 쓰는 제품은 12L도 있다. 수도법 시행규칙에서 규정한 6L보다 물 사용량이 두 배나 많은 셈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지구촌 곳곳에서 물이 부족하다고 난리인데 양변기를 사용하면서 무심코 흘려보내는 물을 아끼는 것만으로도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자 신념이다.

 

송 대표는 "법에선 6L 이하(의 양변기)를 쓰도록 했지만 법을 만든 정부조차 이를 바꾸기 위한 행정조치에 미온적이고, 지방자치단체도 나몰라라 한다"며 "가정용은 그렇다치더라도 공공이 이용하는 전국의 공중화장실에 설치된 기존 6L 초과 양변기 약 2000만개만 모두 바꿔도 연간 약 9억톤(t)의 물과 3조1500억원 가량의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공석 와토스코리아 대표. /김승호 기자

보수적으로 계산했다는 송 대표의 셈법은 이렇다.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수돗물은 연간 총 58억t 정도다. 2000만개의 공공 양변기를 6L 이하 절수형으로 바꾸고, 이를 통해 수돗물 총 생산량의 15% 정도인 약 9억t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t당 3500원(일반용 기준 평균단가)씩, 1년에 3조1500억원에 달하는 물값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 "양변기값은 한 대당 25만~30만원이다. 양변기 제조사들은 제품 교체를 통해 절수되는 물값으로 회수할 수 있도록 하면 당장의 교체 비용 부담도 크지 않다. 다만 제조사들이 생산 등에 필요한 비용은 대출을 통해 충당하도록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양변기 교체 과정에서 많은 일자리가 생겨 고용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국내 제조사들이 연간 공급할 수 있는 양변기는 약 200만대 정도다. 또, 한 대를 교체하는데는 한 사람이 꼬박 6시간 정도를 매달려야한다. 이 200만 대를 모두 교체하기 위해선 연인원으로 200만명 정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전국에 있는 2000만 대의 양변기를 절수형으로 바꾸는데는 10년이 걸리고, 그만큼의 일자리 역시 10년 정도 유지된다. 이 때 정부와 지자체는 양변기 교체 1개당 인건비 5만원씩을 보조해주면 된다. 이 돈은 실업급여에 쓰는 예산보다도 훨씬 적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공공장소에 설치돼 있는 '물 먹는 양변기'를 6L 이하의 절수형 제품으로 교체하면 막대한 물값을 아끼는 동시에 대규모 일자리까지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 자신의 이같은 생각을 알리기 위해 앞서 물 관련 주무부처인 환경부에도 찾아갔다. 하지만 의미있는 답변은 아직 듣지 못했다. 내친김에 국회에도 호소했다.

 

"직접 체험을 해보고 판단하라고 한 의원실에 우리가 자체 개발한 4L 양변기를 설치해놨다. 법까지 마련된 마당에 정부와 정치권, 여론이 나서기만 하면 충분히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송 대표는 얼마전 관련 업체 60여 곳을 모아 한국욕실자재산업협동조합를 결성, 출범했다. 그러면서 'KOREA TOILET STANDARD'라는 영문을 줄여 'K-TOS' 브랜드도 만들었다.

 

"전세계 80억 인구 중 변기를 쓰는 인구는 30억도 안된다. 절수형 양변기와 IT가 접목된 비데는 앞으로 사용자의 체중, 혈압, 혈당 등 건강 상태까지 체크할 수 있는 기능까지 갖추게 될 것이다. 이런 제품은 지금도 기술력이 충분한 우리나라만이 만들 수 있다. 한국이 '세계 일류 상품'을 이끌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화장실, 욕실 밖은 쳐다보지 않았던 송 대표. 이같은 철학이 담긴 이야기를 한참 듣고나니 그가 집무실 제일 중앙에 양변기를 놓은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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