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지수 급등에 코스닥벤처펀드(코벤펀드) 수익률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둔화 국면 속에 성장주 강세 현상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공매도 금지와 개인투자자의 시장 영향력 확대로 코스닥 지수가 강세를 보이며 코벤펀드의 수익률이 상승했다는 평가다. 한동안 외면하던 투자자들이 코벤펀드에 다시 시선을 돌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 코벤펀드, 3개월 수익률 10%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코벤펀드 13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9.97%를 기록했다. 전체 테마 유형 중 헬스케어펀드(14.1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한 달 이상 수익률이 모두 플러스(+)를 기록한 것도 눈에 띈다.
설정액 1529억원으로 코벤펀드 중 가장 규모가 큰 KTB코스닥벤처는 3개월 동안 10.53%의 수익률을 올렸다. KB코스닥벤처기업소득공제펀드가 14.42%로 코벤펀드 중 가장 높았다. 이 상품의 운용을 담당하는 최희은 KB자산운용 액티브운용본부 과장은 "언택트·전기차·의료기기 등 성장주 비중을 많이 편입해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했다.
단기간에 급등한 코스닥지수가 수익률에 반영됐다. 1일 코스닥 지수는 연초(674.02)보다 9.15% 오른 735.72에 마감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때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폭락이 무색할 정도다. 지난 3월 1일(627.66)과 비교하면 17.21% 대로 급등했다. 이 기간 코벤펀드는 9.97%의 수익을 거뒀다.
코벤펀드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와 벤처기업 모험자본 공급을 목표로 2018년 4월 출시됐다. 투자금 절반 이상을 새로 상장한 중소·중견기업과 벤처기업이나 벤처기업에서 벗어난 지 7년 이내인 기업의 주식을 담는다. 코스닥 기업 약 50%가 이 요건에 속한다. 전날 기준 코스닥 중형주, 소형주의 최근 1개월 상승률은 10.79%, 8.83%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닥 벤처기업부는 10.59%, 기술성장기업부는 19.75% 올랐다. 코벤펀드가 상승궤도에 접어든 이유는 여기에 있다.
공모주 시장이 코로나19 여파로 아직 활기를 찾지 못한 것도 호재다. 기업가치 저평가와 위축된 투자심리가 코벤펀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11곳)보다 늘어난 15곳. 코로나19 여파로 상장을 미루던 기업들의 공모 일정이 하반기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메자닌 채권 등 벤처기업 신주와 코스닥 구주를 펀드 자산의 절반 이상 담는 코벤펀드는 코스닥 공모주 물량의 30%를 우선해서 배정받는다. 공모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 신규 상장 기업들이 전염병 종식과 함께 제 평가를 받는 과정에서 큰 폭의 수익률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최희은 과장은 "코벤펀드의 전체 자금이 빠져있는 상황에서 코스닥 시장 강세가 유지되고 합리적인 선에서 공모가가 형성된다면 자금유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코스닥지수가 계속 오를 것이란 전망도 코벤펀드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6.7배로 최근 5년 평균보다 9.6% 높은 상황"이라면서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있지만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면 추가 상승에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높은 수익률에도 설정액 감소… 왜?
높은 단기간 수익률에도 빠져나가는 자금은 고민거리다. 올해 들어 518억원이 유출됐다. 펀드 활성화를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래도 최근 한 달 유출금액이 60억원에 그치며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출시 이후 40% 이상 빠져나간 설정액에서 알 수 있듯 코벤펀드의 그간 인기는 썩 좋지 못했다. 나온 지 한 달 만에 사모와 공모를 합해 2조원 가까운 자금을 모을 정도로 초반엔 급격하게 몸집을 불렸으나 잠시뿐이었다. 1조원대 대규모 환매 중단을 일으킨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결정타였다. 사모 코벤펀드가 대부분 폐쇄형 구조로 이뤄진 탓에 중도에 돈을 뺄 수 없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소득공제 혜택이 까다롭다는 목소리도 크다. 코벤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는 3년이 지나야 투자금의 10%(최대 300만원)에 대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3년이 안 된 시점에 환매할 경우 투자 금액의 3.5%를 추징한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 민감도가 강한 코스닥 시장, 그것도 벤처기업에 투자하는데 지수가 하락하면 원금을 잃을 수 있는 리스크에 비해 공제 요건이 과도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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