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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업人]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로 국내 최초 보험수가 인정받은 휴이노 길영준 대표

길영준 휴이노 대표가 서울 청담동 휴이노 R&D센터에서 메트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손목에 착용한 웨어러블 손목시계형 심전도 기기인 '메모워치'를 소개하고 있다. /손진영기자 son@

인공지능(AI) 헬스케어 기업인 휴이노가 개발한 손목시계형 심전도 기기인 '메모워치'가 지난 1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국내 최초로 보험수가를 인정받는 성과를 거뒀다.

 

많은 AI 의료기기업체들이 수가를 적용받기를 희망하지만, 높은 진입장벽으로 수가 인정은 '신의 영역'으로 불릴 정도로 멀게만 여겨졌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예상보다 빨리 수가를 인정받은 것.

 

길영준 휴이노 대표는 "메모워치는 식약처로부터 의료기기 품목 중 '홀터 심전도 기기'와 동등하다는 인정을 받았다"며 "의사가 '일상생활에서의 간헐적 심전도 감시'인 항목코드로 처방을 내리면 병원에서 메모워치를 환자에 대여해준다"고 밝혔다.

 

길 대표는 제품 생산을 서둘러 거점병원을 중심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심전도 기계가 2000만원 정도인데 반해 메모워치 가격은 35만~50만원선에서 책정되고, 건당 비용은 2만2000원으로 정해졌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는 "메모워치의 심전도 측정이 '일상생활에서의 간헐적 심전도 감시'와 동일한 것으로 판단한 것을 철회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길 대표는 이에 대해 "'메모워치로 원격진료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는데, 이번 식약처 인증은 대면 진료에만 활용하는 것으로, 원격진료는 빠져 있다"며 "고려대 안암병원과 진행하는 실증 테스트에서는 원격모니터링이 포함돼 있지만, 급여 인정에는 원격모니터링조차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원격모니터링은 환자가 측정한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전송하면 의사가 '상태가 위급하니 빨리 병원에 방문하라', '상태가 좋으니 다른 병원으로 트렌스퍼해도 된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지만, 진료는 대면 방식으로만 이뤄진다.

 

길영준 휴이노 대표가 서울 청담동 휴이노 R&D센터에서 메트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손목에 착용한 웨어러블 손목시계형 심전도 기기인 '메모워치'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손진영기자 son@

"부정맥이 있어 3차 병원을 가면 병원을 5번 방문해야 합니다. 유명 병원은 18~20주 정도 웨이팅이 있고, 150일 뒤 병원을 방문해 심전도 장치를 주렁주렁 달고 24시간 생활을 하며 심전도 검사를 받습니다. 장치를 떼러 병원에 간 후 2주 후 다시 결과를 들으러 병원에 방문해야 합니다."

 

결과가 A4 용지 2880장 분량이라 잘 훈련받은 의사조차도 1/4이나 1/5을 놓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메모워치는 AI 기술로 꼭 봐야 할 것을 우선순위로 보여주기 때문에 오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사람이 하면 2시간 걸리는 일을 20~30분으로 줄여줍니다. 증상이 있을 때 버튼만 누르면 30초~2분 동안 심전도가 측정됩니다."

 

그는 성능 면에서도 "24시간 심전도의 진단율이 50%도 채 되지 않는데, 메모워치는 최대 99%까지 나오고, 1주일만 착용해도 90% 이상 진단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휴이노는 제약회사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제품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이 같은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최근 50억원을 투자해 휴이노의 2대 주주 권리를 확보했다. 또 병원에서 도입 문의가 많은데, 3차 병원은 물론 1차 병원까지도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휴이노는 이에 앞서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 1호 실증특례 기업으로 지정돼 큰 화제가 됐다. 사실 메모워치는 심전도 측정 기능을 갖춘 '애플워치4'보다 3년 먼저 개발된 제품이다.

 

"2015년 제품 개발 후 인증을 받는데 4~5년이 걸렸습니다. '세계 최초로 출시되지 못해 아쉽지 않냐'고들 하는데, 오히려 애플 덕분에 메모워치가 시장에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세상에 없는 제품이어서 '속임수 아닌가'라는 반응이 더 많았습니다."

 

애플워치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다면, 메모워치는 부정맥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이라는 점에서도 차별점을 갖는다. "위급한 환자를 대상으로 했을 때 큰 일이 나면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애플 등은 일반인을 상대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저희는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위험을 떠안아야 하며, 그만큼 더 안전하게 성능을 철저히 검증할 생각입니다."

 

길영준 휴이노 대표가 서울 청담동 휴이노 R&D센터에서 메트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손목에 착용한 웨어러블 손목시계형 심전도 기기인 '메모워치'에 대해 설명했다. /손진영기자 son@

그는 2012년 박사과정을 마친 후 부산대 컴퓨터공학과 겸임교수로 근무하다 2014년 7월 회사를 창업했다.

 

"석·박사 과정에서 '휴먼 컴퓨터 인터페이스', 즉 몸에 센서를 붙여 컴퓨터에 신호를 보내고 분석하는 기술을 공부했습니다. 압박밴드 필요 없이 생체신호를 종합해 혈압을 추정하는 '비침습적 혈압연구' 논문으로 박사학위도 받았어요."

 

심전도 측정기기 개발은 전공과 깊이 연관돼 있었고, 마침 미국에서 심전도 기기를 작게 만들려는 시도가 있어 확신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규제로 사업이 어려워지자 법인을 설립해 미국에 진출했다.

 

"미국에서도 외국인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이 컸습니다. '한국에서도 못 쓰는 기술을 미국에서는 쓸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어요."

 

결국 미국 사업을 접고 한국에 돌아왔고, 폐업 직전까지 간 상황이어서 직원도 전부 내보내야 했다. 그 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1인 다역을 맡아 발로 뛰었고, 2년이 걸려 메모워치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 7월 133억원 시리즈 A 투자도 유치했고, 하반기에 시리즈 B로 추가 투자도 유치할 계획이다.

 

"심장수술 환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패치형 심전도 측정기기가 7~8월경 식약처 인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 9~10월경 이 제품도 생산할 생각입니다."

 

또 베트남에서 국내와 동일하게 사업 준비가 이뤄지고 있고. 미국·유럽·아세안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예방, 진단, 치료, 관리 영역이 있습니다. 심전도 데이터를 분석해 화요일 오전마다 심장이 좋지 않았다면, 그 시간대에 약을 2알 복용하도록 처방이 가능합니다. 또 제약회사와 공동으로 디지털치료제(DTX)도 개발할 계획입니다. 피를 뽑지 않고 혈당을 예측하거나, 압박밴드로 혈압을 측정할 필요 없이 혈압을 예상하는 제품 개발에도 나설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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