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0만 명의 동의로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규정한 '국민 개헌 발안제'가 국회 문턱을 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여야는 앞서 국민 개헌 발안제를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에서 입장을 바꾼 뒤 본회의 일정이 잡히지 않아 표결조차 못 한 채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뒤틀리는 것 같다. 합의가 잘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통합당은 국민 개헌 발안제 표결을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 개의에 잠정 합의했다. 통합당은 잠정 합의에서 원포인트 본회의에 불참해 국민 개헌 발안제를 '투표 불성립' 상태로 만들어 법적 절차에 따라 종료하기로 했다.
헌법에 따르면 개헌안은 공고 후 60일 이내에 의결하도록 규정돼 있고, 개헌안 처리를 위한 의결 정족수는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다. 통합당은 국민 개헌 발안제에 반대하는 만큼 본회의 불참으로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않고 절차상 '개헌안을 처리했다'는 식으로 정리하기로 했고, 이는 당초 여야가 잠정적으로 합의한 내용이었다.
입장이 돌연 바뀐 것은 통합당 의원들의 반발이었다. 국민 개헌 발안제 표결 처리에 대한 반발이 큰 만큼 원포인트 본회의 개의 역시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이에 심재철 통합당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원포인트 본회의 개의'조차 하지 않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꿨다. 국회 본회의 의사일정이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로 이뤄지는 만큼 통합당 반발로 '원포인트 본회의 개의'가 무산된 셈이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기자회견에서 "(원포인트 본회의 개의는) 국회에 발의돼 있는 국민 개헌 발안제 가결하려는 의도를 가진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말한다. (헌법에 개헌안 처리를 규정한) 시한이 5월 9일이고, (9일은) 토요일이기에 8일까지 절차적 종료 과정에 우리가 응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밝힌 바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도 국민 개헌 발안제 본회의 표결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헌법 절차에 따라 국민 개헌 발안제가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더라도 최소한 표결 절차는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통합당이 원포인트 본회의 개의에 부정적인 상황에 국민 개헌 발안제를 직권상정해 표결하는 방안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역시 통합당 의원이 불참하기로 한 만큼 투표가 성립하지 않아 국민 개헌 발안제는 절차적 종료로 마무리된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4일 이인영 원내대표와 문 의장 면담 직후 기자들을 만나 "(문 의장은 본회의 의결 정족수와 관계없이) 8일에 (본회의를) 한다고 했다. 의장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다"며 "헌법적 절차를 마쳐야 하고, 마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통합당 내부에서 '개헌안의 절차상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 개의에 합의할 경우 자칫 개헌안에 찬성하는 의견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돼 앞으로 여야 원내 지도부가 다시 만나 논의하는 것 조차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합당은 향후 의사일정 논의와 관련해 차기 원내지도부에 일임하기로 정한 상태다. 한편, 민주당과 통합당이 각각 7일과 8일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경선이 열린다. 이에 일정상 개헌안 처리와 관련한 원포인트 국회는 열리기 힘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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