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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기억의 유토피아'展 윤희경 "미래 행복 꿈꾸지만 뒤돌면 과거는 다 아름다워"

"제 그림은 아주 쉬워요. 편안하고 재미있고요."

 

29일 서울 종로구 서촌 갤러리 비에서 윤희경 작가가 본인의 전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원은미 기자

종로구 자하문로 7길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는 윤희경 작가를 만났다. 윤씨는 방문객이 스스럼없이 그림에 다가갈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었다. 지난번 전시회 '일상의 유토피아'에 이어 또다시 유토피아를 주제로 한 '기억의 유토피아' 전. 작가에게 직접 본인 이야기와 전시의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윤씨는 이번 전시회를 반년에서 1년 정도 준비했다. 기간은 그 정도이지만 몰두한 시간만 따지면 2∼3개월가량 된다. 그 기간 비슷한 주제를 준비한 이유를 물었다. 그는 "우리에게는 이룰 수 없는 꿈이 있잖아요. 미래를 꿈꾸며 내 삶이 유토피아로 바뀌길 원해요. 어렵죠"라고 말을 시작했다. "과거는 아름답다고 느끼지만, 사실 그 시절이 다 아름답지만은 않아요. 기억은 상황에 따라 연출됩니다. 그때가 행복했다고 느끼는 거죠"라며 답했다.

 

작가의 그림을 보니 과연 자신의 과거, 상황에서 비롯된 것들이 많았다. 그런 내면적인 토양 위에 아기자기한 감성을 담아 그림으로 꽃피우고 있었다. 추운 겨울 볼이 빨개진 채 바닥 이부자리에 누워있는 남자아이, 꽃무늬 바지를 입고 있는 아이들, 장에 간 엄마를 기다리는 남매가 그러하다. 알록달록한 색채, 익살맞은 표정, 부드러운 선 등이 특징이었다.

 

29일 서울 종로구 서촌에 위치한 갤러리 비 '기억의 유토피아' 전시회 전경. /원은미 기자

그런데 유독 눈에 띄는 작품이 있었다. '들꽃'이라는 이름을 가진, 다른 작품과는 느낌이 다른 작품이었다. 두 액자에 그려진 동일한 여자아이가 데칼코마니처럼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 둘 다 한복을 입고 있었지만 유채색/무채색 위주로 색감이 달랐고, 무엇보다 표정이 미묘하게 다른 것이 큰 차이를 자아냈다. 작가는 위안부 소녀를 떠올리며 그림을 그렸다고 했다.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작품의 무게였다.

 

오픈 날인 오늘(29일) 소감을 묻자 저번 전시보다는 더 낫다고 답했다. 윤씨는 뭔가를 하나하나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편이다. 이번에도 작품 개수가 많지는 않지만 전시를 열게 된 자체에 의의를 둔다. 코로나로 연기를 고려하기도 했지만 잘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방문객 수가 줄어들지 않았느냐는 우려에는 첫째 날 오전인데 비교적 많은 분이 왔다 갔다고 말했다. 특히 여성 분들이 지나가다가 들르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여성의 이야기에 가까워서 그렇지 않나 추측하고 있다. 익숙한 경험들이 표현되었기 때문이다.

 

윤씨는 후배 미술가들에게 정말 좋아한다면 도전해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막상 전시를 여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말을 덧붙였다.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에게도 요즘에는 그림을 선보이면서 오는 행복감을 아니까 확신에 찬 조언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내년 이 시기쯤 연관되는 전시를 계획하고 있다는 윤씨였다.

 

이번 제2회 윤희경 작품전시회는 29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이어진다. 연휴 동안 소소한 유토피아를 맛보고 싶다면 서촌의 갤러리 비를 방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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