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임대료만 매출액의 2배…코로나19에 '줄폐업'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하늘길을 막히면서 면세점 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실상 업무정지 상태에 돌입한 가운데, 매달 수백억원에 달하는 임대료는 납부해야하기 때문이다. 전날 에스엠면세점이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하면서 '줄폐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26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22일까지 인천공항여객 수는 50만 4447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87.2% 줄었다. 실제 24일 인천공항여객 수는 출발 1800명, 도착 7516명으로 총 공항 이용객이 9316명에 그쳤다. 하루 1만명이 안되는 수준이다.
이에 업계는 정부에 임대료 인하, 또는 휴업시 임대료 면제를 요구했다. 정부는 인천공항 내 중소 면세점에 이달부터 6개월간 임대료의 25%를 인하해주는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혜택을 받는 면세점은 그랜드관광호텔과 시티플러스 단 2곳 뿐이어서 '보여주기 식'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인천공항 임대료 중 91.5%를 지불하고 있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경우 소외된 셈이다.
◆에스엠면세점 입찰 포기·사업 철수
에스엠면세점은 인천공항 1터미널 신규 사업자 입찰 포기를 선언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시내면세점 철수에 들어갔다. 서울 시내면세점은 9월 30일 문을 닫는다. 에스엠면세점은 인천공항 내 2개의 출국장 면세점과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는 등 사업을 확장해왔지만, 결국 코로나19에 백기를 든 것.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롯데면세점이 사드 보복으로 사업권을 조기 반납한 사례가 있다"며 "상황이 계속된다면 중소·중견 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사업권 반납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3월 손실만 1000억원 예상
면세점의 경우 인천공항공사와 계약 당시 최소보장액 조항이 있어 매출액과 관계없이 일정 임대료를 지불해야 한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 면세점은 한 달 매출이 평소 2000억원, 임대료는 8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이달 매출은 400억원으로 평소 대비 80% 감소가 전망되는 반면 임대료는 800억원으로 동일해 월 매출액의 2배를 임대료로 내야 한다.
이에 매달 월 평균 100억원 정도 적자를 보던 인천공항 면세점 업체들의 손실은 3월 한 달 동안에만 1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매달 수백억원의 임대료와 인건비를 지불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사업을 접는 것이 낫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김포공항의 경우 국제선 청사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현재 휴업 상태다.
롯데면세점 김포공항점은 코로나19 사태 전까지만 해도 하루 평균 2~3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휴점 직전에는 하루 매출 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공항면세점 진출에도 웃을 수 없어
올해 인천공항 면세점 확보에 성공한 현대백화점그룹은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진행된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찰전에서 패션·잡화를 취급하는 DF7 구역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시내면세점에 이어 공항면세점까지 진출한만큼 거래 규모를 확대,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게 됐다. 그렇지만, 하늘길이 막힌 상황에서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시각이 존재한다.
한편, 전날 현대백화점그룹은 25일 강남구 논현 2동 주민센터에서 현대백화점 18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면세점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내비쳤다.
이동호 현대백화점 이사회 의장은 이날 "무역센터점 내에 오픈한 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의 급감과 위안화 및 엔화의 약세 등의 열악한 환경속에서 시작했지만, 동대문점 인수 및 인천공항 면세점 우선협상자 선정등을 통해 규모 확대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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